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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4.28 누군가가 딱총새우를 이용해 무기로 개발했을까?[펌
- 2010.04.27 목련꽃 몇 송이
- 2010.04.20 청계천복원에 대한 박경리와 김용옥의 차이 [펌]
- 2010.04.19 무엇으로 북의 소행으로 추측할까? [펌] 1
글
누군가가 딱총새우를 이용해 무기로 개발했을까?[펌
천안함 침몰로 인한 순직 장병들의 장례가 진행 중이다.
내일이 발인인데 오늘쯤 2 함대사령부에라도 다녀 오고 싶다.
"군대에 가라고 하지 말 것을....." 하면서 울부짖는 어느 가족의 통곡이 귀를 울린다.
하늘도 오월을 앞둔 봄날에 비 바람, 한파가 전국을 휩싸고 있어 하늘의 슬픔과 분노를 보는 듯 하다.
천안함 사고로 인한 순국장병들의 명복을 빈다.
그리고 이 시점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전국을 울음 바다로 몰아가는 것보다 대통령이 계속적으로 언급하고 있는 침몰원인을 정확하게 밝히는 것이다.
그래야 죽은 자와 그 가족의 원통함에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지 않겠는가?
마침 한겨레에 물폭탄을 쏘는 딱총새우가 소개되어 신기해서 인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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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총새우 집게로 ‘딱’하면 시속 100㎞ ‘물폭탄’
1m 거리 제트기 엔진 소리 비슷…4700℃ 섬광
서·남해안 개벌이나 제주도 바닷가에는 한 쪽 손에만 권투 장갑을 낀 것 같은 특이한 모습의 딱총새우가 산다. 손가락 만한 이 새우는 주로 낚시미끼로 쓰일 뿐 별다른 상업적 용도가 없지만, 물리학자들에겐 <네이처>나 <사이언스> 같은 세계적 학술지에 논문을 발표할 만큼 중요한 생물이다. 이들은 버블제트를 이용해 먹이를 잡는다.
먹이 죽이거나 기절시켜
딱총새우는 물고기나 게 같은 먹이가 나타나면 비대칭적으로 거대한 집게발로 ‘딱’하는 소리를 낸다. 소리를 들은 대상은 기절하거나 죽는다. 왜 그럴까.
딱총새우가 해저에서 아주 시끄러운 소음은 낸다는 건 오래 전부터 알려져 있었다. 심지어 잠수함도 딱총새우 떼가 내는 소음을 방패 삼아 은폐할 수 있을 정도로 소음이 심하다. 사람들은 큰 집게발을 부딪쳐 내는 소리로 알았을 뿐 이 조그만 새우가 어떻게 그렇게 강력한 수중음을 내는지는 수수께끼였다.
그러나 미켈 베르슬루이스 네덜란드 트윈테 대학 교수는 독일 동물학자와의 공동연구 끝에 2000년 <사이언스>에 실린 논문에서 그 비밀을 밝혔다. 버블제트에 의한 수중폭발이 원인이었다.
딱총새우가 큰 집게발을 빠른 속도로 닫으면, 집게발 구조에 의해 압축된 물이 고속으로 분사된다. 여기서 생긴 제트류는 시속 100㎞의 속도를 띠는데, 수류 속 저압부에 진공상태의 기포(캐비테이션 버블)가 생긴 뒤 급격하게 팽창하면서 붕괴할 때 강력한 충격파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충격파는 1m 떨어진 곳에서 제트기 엔진 소리에 맞먹는 190dB로 강력하며, 4㎝ 떨어진 곳에 80㎪(킬로 파스칼, 대기압은 약 101킬로파스칼)의 수압을 발생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정도면 작은 물고기를 죽이거나 기절시킬 정도의 압력이다.
0.006초 뒤 측정해 버블 붕괴 확인
연구자들은 이듬해 <네이처>에 발표한 논문에서 딱총새우가 만든 캐비테이션 버블이 붕괴할 때 섬광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버블이 붕괴하기 직전 순간적으로 내부 온도는 태양표면과 비슷한 4700도까지 치솟는다는 것이다. 마치 자전거 타이어에 빠르게 공기를 주입하면 타이어가 뜨거워지는 이치이다.
김봉채 한국해양연구원 동해특성연구부 책임연구원은 28일 이 연구원 웹진에 실은 ‘딱총새우는 어떻게 강력한 소리를 낼까’라는 글에서 집게발을 닫은 뒤 0.006초 뒤에 날카로운 피크 펄스가 발생하는 것을 측정해 캐비테이션 버블의 붕괴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김 박사는 “딱총새우는 수중음을 발사해 사냥을 할 뿐 아니라 자신의 영역에 접근하는 경쟁자를 위협하는 등 의사소통에 음파를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밝혔다.
딱총새우는 전세계에 620종 이상이 살며, 우리나라에는 서해, 남해, 제주도 등에 15종이 밝혀져 있다. 주로 수심 60m 이내이고 수온이 연중 11도 이상인 열대나 온도 얕은 바다에 서식한다. 몸길이는 2~7㎝이며 10개의 발을 가지고 있다. 음파를 쏘아 사냥을 하는 습성 때문에 영어로는 ‘피스톨 슈림프’로 일본에서는 ‘철포 새우’로 부른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201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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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꽃 몇 송이
나는 가까운 퍼블릭 6 홀 짜리 원투쓰리 골프장을 가끔 간다.
평일엔 그린피 21,000 원, 공식 캐디피 2,000원, 라운딩 캐디피 10,000 원이니 33,000 원 든다.
주말엔 그린피만 3,000원 더 추가된다.
백 순이라 하여 골프장에 백을 대기시켜 놓는 순서대로 나가는 방식이고 시간은 한 시간밖에 안 걸리기 때문에 새벽이나 아침에 이용하기가 좋다.
며칠 전에 아내와 함께 1 2 3 에 갔다가 네 번째 홀 티박스 앞에 있는 목련꽃을 한 줄기 꺾었다.
아래 둥지 부근에 자란 가지라서 가지치기 하는 기분으로 부담없이 꺾어 왔다.
이 날 오랜만에 아내에게 3,000 원을 땄다.
집에 와서 전축 위에다 꽂아 놓으니 옆의 수경재배 화분과 제법 어울린다.
<201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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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복원에 대한 박경리와 김용옥의 차이 [펌]
나는 얼마 전 글에서 청계천은 고가를 부숴버리고 청계천 복개 덮개를 뜯어낸 것만 갖고도 청계천은 나름의 긍정적인 측면이 있음을 쓴 적이 있다.
그러나 박경리 선생님의 탄식을 전해 듣고는 회벽유죄였음을 인식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일 년에 100 억 이상의 혈세가 흐르게 되었다는 김상수 선생의 표현을 접하고는 우리가 제대로 된 청계천 복원의 기회를 잃어 버리고 말았다는 것을 알게 되고는 정말로 안타깝기 짝이 없었다.
이제는 여름에도 손발을 못 담그고, 물길을 찾아 온 물고기들이 알을 낳지 못할 정도로 시퍼런 녹조로 펄렁거리고 걷는 길은 여기저기 금이 가서 수시로 땜질을 하여야만 하는 청계천......
밤에 휘영찬란한 불빛이 오히려 허식과 조롱꺼리가 되어가게 되었다.
프레시안에 실린 김상수 칼럼을 퍼다 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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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을 알면 닥쳐올 '4대강 폐해'가 보인다"
[김상수 칼럼] '이명박 신화'의 허구 파헤치는 최병성 목사
기사입력 2010-04-20 오전 7:51:00
가공된 '이명박신화'의 질주
이명박의 자칭 실용정권(?)이 들어서고 2년이 지났다. 4, 5년 전으로 잠시 거슬러가자. 청계천 복원사업이란 그 실상은 가짜 생태복원임에도 불구하고 당시 시민들은 답답한 고가도로를 확 걷어내고 도심에 물이 흐르는 껍데기 현상만 보고도 환호를 보냈고, 청계천은 이명박 치적공사로 분칠 회자(膾炙)됐다. 그보다 훨씬 이전인 1989년 현대그룹 성장사를 소재로 한 TV드라마 '야망의 세월'에서 탤런트 유인촌이 이명박 역을 하면서 '샐러리맨의 신화'가 만들어졌고, 시장 출마 당선한 '국회의원'과 '연예인'은 시장과 서울시문화재단 이사장까지 오르고 청계천공사는 가공된 신화로 대통령이란 자리와 탤런트 출신 장관까지 되니, 합성어 '폴리테이너' 전형이다.
이명박의 청계천은 당장 눈에 보이는 결과에만 함몰하고 성과주의가 대세인 시대정황과 맞물리면서 희한하게 '이명박 신화'로까지 부풀려져 최고도로 윤색되고 드디어 '신화'는 거침없이 대통령까지 되게 했다. 급기야 전국 강을 잇는 대운하까지 파겠다고 기염을 토한 '토목신화'는 시대착오적이라는 국민의 완강한 반대로 주춤해지면서 '4대강 살리기'로 어느 날부터 말을 바꿔 22조라는 천문학적인 돈을 투입하는 대공사로 변칙 강행된다. 수많은 국민들이 반대하고 가톨릭과 불교, 원불교, 개신교 등 종교계도 4대강 사업을 저지하는 것에 힘을 모으고 전 시민단체들이 공사의 부당성을 지적하면서 하나같이 결사반대하지만 이명박은 오불관언이다.
▲ 청계천 인도가 지반침하로 무너지기 시작한 것을 볼 수 있다.ⓒ최병성 |
4대강 죽이기 실체를 지금 청계천에서 본다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은 현재 처절하게 난도질당하고 있다. 무엇에 쫓기는지 지켜할 법도 위반하면서 밤낮으로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 그런데 한심한건, 4대강 죽이기를 하고 있는데도 야당의원들은 이를 저지할만한 능력도 4대강 죽이기의 위험에 대한 경각의 인식도 없어 보인다. 강바닥을 파헤치고 시멘트콘크리트로 강안(江岸)을 처바르고, 보를 쌓아 흐르는 물을 강제한다는데도 야당의원들은 그저 무기력하다.
무법천지 4대강 죽이기
국민의 세금이 투입되는 4대강 사업은 국회에서 예산심의조차 받지 않았다. 따라서 이는 국가재정법을 어겼다, 중앙하천관리위원회의 심의를 거치지 않았으니 하천법 위반이고 환경의 기본법인 환경정책기본법도 얼렁뚱땅 무시했다. 이러니 문화재보호법은 지켜야할 필요도 없다고 함부로 여긴다. 대통령 이명박이 지켜야 할 법을 존중하지 않고, 지키지 않으면서 법을 유린했는데, 야당의원들은 탄핵발의조차 못하고 있다. 숫자에서 밀리니 어차피 되지도 않을 탄핵이니까 발의조차 노력도 안한다? 도대체 알 수가 없다.
청계천 가짜복원, 김용옥과 박경리
청계천 가짜복원 당시, 엔터테이너 철학자 김용옥은 자신이 쓴 '청계천'이란 단행본에서 "청계천복원은 조선역사 패러다임의 전환"이라면서 당시 서울시장 이명박과의 문답을 책에 실었다. "나는 오늘의 한성판윤 이명박 시장에게 물었다. 어떻게 이렇게 기발하고 과감한 생각을 하셨습니까?"라고 했는데, 이는 김용옥이 '청계천은 곧 이명박'이란 등식으로 말하고자 의도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원래 청계천 복원이야 이명박이 서울시장 되기 훨씬 오래 전부터 고가도로를 허물고 죽어있던 청계천을 복원해야 한다는 여론은 벌써부터 있었고, 서울시장 선거에서 청계천 복원을 이명박이 공약으로 선택한 것이지, 김용옥이 말처럼 "기발하고 과감한 아이디어"가 전적으로 이명박의 것은 전혀 아니다. 김용옥이 "노태우 대통령께 아뢰옵니다"는 글을 쓰고 대우그룹 김우중 회장을 책을 내어 역사적인 기업가로 추켜세웠지만, 결국 국민들에게 엄청난 부채를 떠안기고 파산한 김우중에서 보듯, 엔터테이너 김용옥이 이명박의 청계천사업을 유독 이명박의 업적으로 가치 평가한 대목은, 고인이 된 박경리 소설가가 생전에 청계천 공사에 처음에는 응원을 보냈다가, 청계천 공사에 관여했던 자신에 대해서 '아무리 후회해도 다시 어찌할 수가 없다는 후회막급'의 글을 당시 동아일보에 기고한 것은 오늘 새삼 눈여겨 볼 만하다.
박경리 소설가의 후회
박경리 소설가는 <청계천, 복원 아닌 개발이었나!>라는 제목의 글에서, "청계천 사업을 주관하는 사람들은 가슴에 손을 얹고 물어보아야 할 것이다. 맹세코 정치적 목적을 떠나 이 대역사를 진행하고 있는지…만일 정치적 의도 때문에 업적에 연연하여 공기를 앞당긴다면, 추호라도 이해라는 굴레에 매달려 방향을 개발 쪽으로 튼다면,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다.… 지금의 형편을 바라보면서 미력이나마 보태게 된 내 처지가 한탄스럽다. 발등을 찧고 싶을 만치 후회와 분노를 느낀다. 차라리 그냥 두었더라면 훗날 슬기로운 인물이 나타나 청계천을 명실공히 복원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몇 년은 더 벌어먹고 살았을 노점상인들이 안타깝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김용옥이 청계천 가짜복원과 관계했던 엔터테인먼트적인 언사와는 차이가 너무 크다.
4대강 공사의 거짓을 파헤치는 최병성 목사를 만났다
4월 16일(금) 오후, 4대강 공사의 거짓을 파헤치는 최병성 목사를 청계천에서 만났다. 최근 "청계천 인도 곳곳에 '금'... 지반침하 시작됐나"(블로그- 4대강 죽이기 NO!! 최병성의 생명편지)라는 글은 날림 조경공사로 마감한 '가짜복원 청계천'의 '생태적 반란'을 그대로 전해주고 있었다. 이 글은 이미 공사 직후부터 충분히 예상됐던 공사 후유증이 본격적으로 드러난 사례를 말하고 있다.
최 목사는 환경운동가이자 생태교육가로 잘 알려져 있다. 2년 전부터 그는 4대강 본류와 지류를 일일이 찾아다니며 생태계의 원형과 이를 파괴하는 '이명박 공사현장'의 실상을 사진과 글로 기록하면서 강연을 통해 4대강 사업의 허구를 폭로하고 있다.
최 목사가 청계천 인도가 지반침하로 무너진 곳곳을 사진으로 찍어 문제를 제기하자, 서울시 청계천 시설관리자 측에서는 모래와 시멘트로 무너지고 벌어진 틈새를 급하게 '관리'한 흔적이 보였다. "이런 식으로 땜질 처방을 한다고 문제가 해결되진 않습니다" 최 목사의 목소리는 잠겨있었다. 4대강 사업의 실체를 알리기 위해 며칠째 몰아치기 식으로 강연을 다니느라 몹시 피곤해 보였다. 청계천에서 그와 대화를 나눴다.
대통령 선거 치적 홍보로 이용된 청계천 가짜복원
김상수 : 박경리 소설가가 청계천 복원사업에 처음에는 자문을 하는 등 관여를 했다가, 공사 중도에 공사의 정체가 제대로 된 복원이 아닌 개발임을 목격하고는, 크게 분노하는 글을 당시 신문에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또 공사 때 생계수단을 내놓고 공사에 협조한 청계천 노점상 대표가 '청계천 복원, 역사의 복원을 위해 눈물을 머금고 양보했다, 그러나 사업의 핵심은 개발이었나'라고 성난 목소리로 당시 이명박 서울시장한테 항의를 할 때, 박 소설가는 공개적으로 '청계천 복원에 다소나마 관여한 만큼 나는 민망하고 부끄럽다.'고 얘기했지요. 오랜 시간 죽어있던 청계천을 복원해야 하다는 사람들의 소망을 당시 시장인 이명박은 제대로 된 생태복원, 문화재복원과는 너무 동떨어진, 철저하게 조경공사로만 서둘러 마감했습니다. 공사의도가 너무나 뻔히 보였지요?
최병성 : 서울시장 임기 안에 뭔가 자기실적을 보여주고 대통령선거로 가는 홍보수단쯤으로 청계천 공사를 이용하겠다는 조급증이 불러온 공사였습니다. 결국 지금의 청계천은 제대로 된 복원이 아니라, 역사를 왜곡하고 문화재를 파괴한, 복원이라고 이름 붙일 수도 없습니다. 후손들에게 큰 짐이 될 콘크리트 어항을 만들었습니다. 이명박 식 청계천 복원을 보고 박경리 소설가가 '청계천을 복원하자'고 제안했던 것을 후회한다면서 차라리 자기 발등을 찍고 싶다고 한 고백을 신문에서 봤던 기억이 납니다. 청계천 복원의 실체가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 잘 알 수 있습니다.
▲ 청계천은 콘크리트 어항이기 때문에 주변에 흐르는 지하수가 청계천 안으로 유입되지 못하고 콘크리트 벽을 따라 흐르면서 물길이 생겼고, 그에 따라 지반이 유실되고 있다.ⓒ최병성 |
복원공사라면서 복원전문가는 제외, 조경공사책임자가 공사 총책임자였다
김상수 : 납득할 수 없었던 게, 박경리 소설가 얘기처럼 복원 전문도, 토목 전문도 아닌 조경전문가가 청계천공사 총책임을 맡았는가 하는 점입니다. 옛날, 큰 건축공사를 총괄하는 도편수(도목수)는 재상감이라 했습니다. 이는 나라에서 큰 공사를 할 때는 치밀한 정성과 사물을 종합적으로 보는 안목을 따졌던 것입니다. 이미 공사 당시부터 여러 사람들이 지적했지만 당시 서울시가 냈던 '청계천 복원 사업 설계보고'에 관한 보고서를 보면, 항목별로 돼 있는 것을 보니까 하천 분야가 7페이지, 하수도 분야가 3페이지, 유지용수 분야가 4페이지, 도로 분야가 5페이지, 교량 분야가 22페이지, 그런데 조경 분야는 27페이지에 이르고 있었어요.
서울시는 안전팻말을 빨리 세워야
최병성 : 조경이 더 많은 부분을 차지했다는 것은 애초부터 청계천복원이 제대로 된 복원이 아니라, 보여주기 위한 과시용 공사에 불과하였음을 그대로 증명하는 것입니다. 그 결과 청계천은 자연 하천이 되지 못하고 인위적으로 물을 흘려보내야하는 혈세가 흐르는 하천이 되었고, 물고기가 물을 따라 올라왔지만 알도 낳지 못하고, 설사 알을 낳는다 할지라도 물고기 새끼들이 살 수는 없는, 수로에 불과합니다. 지금 청계천은 녹조가 심각해서 녹조로 인한 유해산소 문제가 큰 문젭니다. 낮에는 녹조류가 산소를 만들어내지만, 밤이면 녹조가 산소를 먹으면서 급격한 변화를 일으켜 결국 생태계가 살 수 없는 재앙의 현장이 되고 말았습니다. 청계천 물속에 공기 방울처럼 방울방울 잡혀있는 것이 바로 녹조가 만들어내는 유해산소입니다. 서울시는 물가에 주의 팻말을 빨리 세워야 합니다. 이제 날씨가 따뜻해지면 아이들이 물에 손과 발을 담그는 데 피부병에 걸립니다.
이명박 식 문화재 인식, 하수종말처리장 터에 방치된 청계천 문화재
▲ 청계천에서 발굴된 많은 문화재가 제대로 복원된 것이 아니라 어디론가 사라졌다. 청계천에서 발굴된 문화재들이 사라진 현장이 바로 여기 있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조선왕조의 역사가 담겨있는 청계천 문화재를 제대로 복원하지 않고 서울 중랑구 하수종말처리장에 쳐 박아 놓았다. ⓒ최병성 |
김상수 : 여기 청계천에서 공사 중에 발견된 석물 등 문화재는 어디 한 쪽 구석으로 죄다 치워졌지요? 거의 방치수준으로 알고 있는데요.
최병성 : 청계천 복원의 실체는 복원이 아니라 역사 왜곡과 문화재 파괴인데요. 청계천에서 나온 석축들은 조선시대의 것으로서 역사가 담긴 문화재입니다. 그런데 이 석축들이 중랑구 하수종말처리장 터에 방치되고 있습니다. 벌써 수년째 비를 맞고 나무상자가 다 썩어가고 인식표마저 알아볼 수 없는 형태가 되었습니다. 이제 어디서 나온 석축인지 분간조차 할 수 없는 지경으로 앞으로 후손들이 청계천을 제대로 복원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태가 된 것입니다.
서울시에 청계천에서 나온 문화재를 왜 중랑구 하수종말처리장 마당에 처박아두었냐고 물으니까 '하천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이라고 답을 했습니다. '하천에서 나온 것은 하수종말처리장에!' 이게 바로 이명박 식 문화재 복원의 실체로서 4대강사업을 통해 얼마나 많은 문화재 파괴가 계속 이뤄질지 참으로 걱정입니다.
이명박 식 문화재 복원이 얼마나 엉터리였는가를 잘 보여주는 게 그나마 원형을 살렸다는 광통교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청계천에서 나온 석축은 그야말로 보존가치가 높은 문화재입니다. 그렇다면, 옛날 돌에 지금 돌을 맞추는 것이 정상입니다. 그러나 청계천은 반듯하게 자른 새 돌에 옛날 돌 귀퉁이를 잘라 맞추었습니다. 완전히 거꾸로 된 것입니다. 얼마나 문화와 역사에 대한 인식이 없었는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 이명박 대통령이 자랑하는 지금의 청계천은 어떤 모습일까? 우선 청계천은 이명박 대통령이 좋아하는 녹색이다. 녹색도 찐한 녹색이다. 숨 쉬는 자연 하천이 아니라 콘크리트로 처바른 하천 바닥은 녹색 부탁 조류로 뒤덮여있고, 이 부착조류가 둥둥 떠다니는 하천은 마치 오물이 떠다니는 것으로 보일만큼 끔찍하다.ⓒ최병성 |
낭비 또 낭비, 가짜복원은 계속 시민들을 괴롭힌다
김상수 : 연간 100억 가까이 물 값으로 낭비하고, 이래저래 청계천 관리비가 매년 투입되면 장차 어마어마한 돈이 더는 식인데, 이런 식은 근본이 잘못된 어리석은 낭비인데요.
최병성 : 많은 사람들이 청계천에 흐르는 것은 물이 아니라 돈이라는 사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합니다. 청계천의 물 값을 비롯해 유지 관리 비용이 매년 증가하여 올해는 100억 원이 훌쩍 넘을 것이라고 이야기들 합니다. 1~2년도 아니고 이 엄청난 비용을 이렇게 비생산적인 곳에 쓴다는 것이 얼마나 큰 문제인지 사태를 인식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합니다. 결국 청계천 복원의 생색은 대통령 이명박이 내고, 그 화는 국민의 몫이 된 겁니다. 야당이 4대강사업을 반대하는 것을 두고 한나라당 의원들은 '청계천의 신화가 4대강에서 이뤄질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라고 왜곡해서 이야기합니다. 그렇습니다. 청계천의 신화가 정말 두렵습니다. 역사 왜곡과 문화재 파괴, 그리고 엄청난 국민 혈세 낭비라는 국민을 속인 청계천 신화가 4대강 죽이기에서 또 다시 반복될 것이 두려운 겁니다. 살아있는 강의 생태적. 환경적 가치를 다 죽이고 강변에 자전거 길이나 내고 물을 채워놓고 강을 살렸다는, 저 무지와 죽음의 신화가 두렵고 끔찍합니다.
거짓말, 거짓말, 끊임없는 거짓말
김상수 : 이명박은 4대강 사업을 반대하는 시민들에게 '청계천 복원사업도 애초에는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공사 완공 후에는 다들 잘한 공사라고 찬성하고 있다'고 둘러대지요? 이는 근본을 왜곡하는 것이지요?
최병성 : 거짓말을 계속하고 있는 겁니다. 청계천 복원은 애초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았던 것이 아닙니다. 시민단체가 먼저 제안하고 이명박 서울시장이 이를 공약으로 받아들여 시작한 사업인데, 이미 앞에서 지적하였듯이 청계천 복원이 역사를 왜곡하고 문화재를 파괴하는 방향으로 흐르자, 많은 전문가들이 이런 공사방식을 반대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명박 대통령은 마치 전문가들이 청계천 복원 자체를 반대했다고 거짓말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청와대 홈페이지에 있는 이명박 대통령 소개란에 가훈이 '정직'이라고 적혀있는데, 이명박 대통령에게 정직의 의미를 제대로 생각해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세종시 논란에서도 보여주듯이, 이대통령은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계속 거짓말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지금 이대통령에게 꼭 필요한 것은 바로 '정직'입니다.
청계천 물의 줄기와 지천부터 찾고 복원해야
김상수 : 제대로 된 생태복원이라면 청계천으로 흘러들어오는 물의 줄기와 지천부터 살려내고 10년 이상의 시간과 예산을 들여서라도 제대로 공사가 될까 말까한 어려운 공사인데, 뭔가 성과를 보여주겠다고 급급한 나머지, 앞으로도 시민들에게 무거운 짐이 되고 말았어요. 지금이라도 당장 시급하게 조치되고 시정되어야 할 청계천 문제는 뭘까요?
최병성 : 청계천이 돈이 흐르는 콘크리트 어항이 아니라, 진짜 하천이 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대책이 필요합니다. 지금 청계천 물은 지하철 유출수와 한강에서 끌어온 물입니다. 엄밀히 말해서 하천이 아니지요. 청계천이 스스로 물이 흐르는 하천이 되려면, 지천 살리기와 함께 서울 시내에 녹지 확보가 필요합니다. 녹지가 많으면 녹지를 통해 땅으로 스며드는 물로 지하수가 채워지고 하천이 살아납니다.
하천수와 지하수는 별개의 것이 아니라 하나입니다. 지하수가 충만해야 하천이 건천화 되지 않고 물이 지속적으로 흐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서울은 모두 콘크리트 포장이 되어 물 한 방울 땅 속으로 스며들지 못하는 죽음의 땅이 되었습니다. 빗물이 지하로 스며들지 못하니 지하수가 고갈되고, 당연히 하천이 건천화 되는 겁니다. 일본은 빗물을 땅으로 돌려보내는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빗물이 땅으로 스며들면 도시 홍수도 예방되고 지하수가 보충되어 하천도 저절로 살아나게 되는 겁니다.
최근 몇 년간 서울시가 '디자인 서울'이라는 이름으로 서울 도심 거리를 보도블록을 걷어내고 화강암으로 치장하였습니다. 화강암 밑을 두텁게 시멘트로 바르고 그 위에 화강암을 얹는 식인데, 이는 물 한 방울 지하로 스며들지 못하게 하는, 서울을 죽음의 땅으로 만드는 미친 짓입니다.
독일의 이자강 복원의 경우 8km를 복원하는데, 10년간의 조사와 준비를 거쳐 10년 간의 공사를 통해 아름다운 이자강으로 복원됐음은 알려진 사실입니다. 그런데 청계천은 이명박 서울시장의 임기 안에 맞추기 위해 역사성도 없는, 그저 콘크리트 어항으로 날림 공사를 한 것입니다. 이게 바로 지금 4대강 공사에서도 반복되고 있습니다. 634km 4대강 공사를 겨우 4달 만에 환경영향평가를 마치고, 2년 안에 공사를 마무리 짓겠다고 합니다. 상식조차 없는 불법과 환경파괴가 4대강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 이제 완공된지 5년도 되지 않은 청계천이 지반침하로 가라앉는다. 반듯해야 할 인도가 물이 흐르는 하천 쪽으로 기울기 시작하였고, 그 때문에 화강암으로 깔아놓은 보도블록 간격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청계천의 지반침하가 발생한 것은 어제 오늘이 아니다. 이미 벌어진 틈을 시멘트로 메웠으나, 또 다시 많은 간격으로 벌어지자 이번에는 틈새를 모래로 채워 놓은 식이다.ⓒ최병성 |
이명박 서울시장 때, '문화재 보호법 위반'으로 형사 고발됐다
김상수 : 이명박 서울시장 때 자기 임기 안에 청계천공사를 마무리하려고 서두르자, 복원에 참여한 학자들 중에 청계천복원시민위원회 역사분과위원들이 탈퇴를 하고 이명박 당시 서울시장을 서울중앙지검에 문화재보호법 위반과 직무유기죄로 엄벌에 처해달라고 형사 고발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그 사건은 이후 흐지부지 됐지요?
최병성 : 서울시 청계천공사가 문화재를 훼손하고 역사를 왜곡하자, 청계천 복원에 참여했던 학자들이 위원회를 탈퇴하였습니다. 그리고 올바른 청계천 복원을 위해 2004년 3월, 토지문화관 관장이며 청계천복원시민위원회 역사문화분과 김영주 위원장을 비롯하여 청계천복원시민위원회 역사문화분과 간사위원인 홍성태 상지대 교수,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공동의장인 박상환 성균관대 교수, 문화연대 집행위원장인 강내희 중앙대 교수,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황평우 소장 등 5명 명의로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양윤재 청계천복원추진본부장을 서울중앙지검에 문화재 보호법위반과 직무유기죄로 형사고발하기에 이릅니다. 그러나 이명박 서울시장은 대통령까지 됐고 고발결과는 흐지부지 됐습니다.
당시 이명박 시장을 검찰에 형사고발한 고발장의 내용을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청계천 복원공사는 단순한 하천복개의 철거복원공사가 아니라 조선 영조 연간에 시행되었던 역사적인 하천정비사업을 복원하는 차원의 사업입니다. 중앙문화재연구원은 2003. 9. 30.부터 2003. 12. 10.까지 청계천 구간내 장통교, 수표교, 하량교, 효경교, 마전교, 오간수교, 연도교 및 양안석축과 퇴적층에 대한 시범발굴조사를 실시하여 조선시대 다량의 유구와 석축을 발견하여 전면적인 발굴 조사에 돌입했습니다. 피고발인 이명박 및 양윤재는 복원을 위한 사전 정밀조사 없이 헐어내어 반출하거나 반출하기 위해 훼손하고 있는데, 이는 피고발인들이 청계천복원사업의 준공을 계획한 2005. 9월에 준공일자를 맞추기 위해 위 시민위원회의 심의과정도 없이, 문화재지도위원회 및 중앙문화재연구원의 결정을 무시한 채로 자행하고 있는 행위입니다. 피고발인 이명박과 양윤재는 각 서울시장 및 서울시청계천복원사업 추진본부장으로서 문화재보호법 제48조의2 및 제48조의3 등에 따라 매장문화재를 보호하여야 할 직무상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위배하여 매장문화재를 오히려 현상변경하거나 훼손하였고, 실시설계에 대한 시민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거치지 않은 채 실시설계에 따른 시공행위를 함으로써 형법 제122조 규정에 따라 직무를 유기한 혐의가 있고, 나아가 위 피고발인들은 문화재청이 허가한 중앙문화재연구원과의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문화재를 발굴하거나, 이미 확인되고 발굴중인 매장문화재포장지역의 현상을 변경함으로써 문화재보호법 제82조의 규정에 따른 죄책의 혐의가 있다 할 것입니다. 문화재란 한 번 훼손하면 복원이 불가능한 것이고, 특히 청계천복원사업에서 발견되는 하안석축의 경우에는 그 현상이 변경되는 행위만으로도 돌이킬 수 없는 훼손이라 할 것인데, 피고발인들은 일신의 명예를 위하여 청계천에 매장된 유구들을 무참히 훼손하고 있는바, 이는 국가적인 범죄에 해당한다 할 것이므로 피고발인들을 철저히 수사하시어 엄벌에 처해주시기 바랍니다. |
청계천을 보면 닥칠 4대강 폐해가 보인다
김상수 : 오늘의 청계천을 보면 4대강 사업이 가져올 피해도 보이는데요. 사업으로 인한 뒷감당 액수만도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갈 테고, 무엇보다도 생태계를 교란시키고 파괴시키는 것은 무서운 일인데요. 어떻게 해야 이를 막을 수 있을까요? 공권력을 동원하고 막대한 세금동원으로 공사는 일사천리로 이루어지고 있는 현실인데요.
최병성 : 5km에 불과한 청계천의 년 간 유지 관리비가 100억 원에 이릅니다. 앞으로 634km 길이에 해당되는 4대강 사업이 완공됐다 치고 이후 발생할 유지관리비는 상상도 할 수 없습니다. 그 책임은 모두 지방자치단체가 떠안게 될 텐데, 가뜩이나 열악한 지방 재정에 큰 빚이 될 겁니다. 한 예로 대청댐을 비롯해 많은 댐들이 비 온 후 녹조 비상이 걸려 황토를 뿌리고 난리입니다. 4대강이 16개의 보를 세워 호수로 변하면 매년 녹조로 국민의 식수 비상이 걸리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엄청난 혈세와 고통이 따를 것은 너무도 자명한 일입니다. 또 강 양안 1300여km가 넘는 자전거 도로는 홍수 때마다 토양이 유실되고 수질 오염의 원인이 되며 유지관리도 어려운 재앙이 될 것입니다. 문제가 한 둘이 아닙니다.
▲ 이명박 서울시장은 청계천 복원의 후광을 업고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국민들은 한강에서 펌프로 물을 퍼올려 흐르는 물의 청계천을 보았지만, 그 안에 숨겨진 역사 왜곡과 문화재 파괴라는 진실을 보지 못했기에 가능했다.ⓒ최병성 |
어떻게든 이 '4대강 죽이기'를 막아야합니다, 반드시 막아야하는데, 국민의 반대에도 귀를 막고 있으니 참으로 난감한 실정입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국민의 분노를 보여줘야 합니다. 10여 년 전 집권당인 한나라당의 무능으로 IMF라는 국가 부도사태를 불러와 수많은 가정이 파괴되고 많은 사람들이 자살하고 온 국민이 고통을 겪었습니다. 10년이 지나 한나라당이 재집권하면서 '4대강 살리기'라는 미명하에 일제 40여년 보다 더 심각한 국토 파괴 대란을 일으켰습니다. 며칠 전 조계사에서 열린 불교의 수륙대제에서 수경스님이 국토와 국민에 대한 이명박의 반란이라고 말했는데, 이는 결코 틀린 말이 아닙니다.
한나라당은 지금 4대강사업으로 그 공이 돌아와 장기집권하리라 착각하고 있는데, 실은 화를 당할 것임을 알아야합니다. 그리고 4대강 죽이기 재앙의 실체를 밝혀서 반드시 그렇게 만들어야 합니다.
이명박 지지율이 40% 이상이라고?
김상수 : 이명박이 대통령으로 들어선 2008년 2월 25일부터 오늘까지 마치 20년이나 30년 세월이 지난정도로 시간은 너무나 더디고 굼뜨게 느껴집니다. 뭐든지 '빨리빨리'가 한국사회의 특징임에도 불구하고 이 정권과 마주하는 시간은 참으로 고역스럽습니다. 매일같이 들리고 보이는 얘기들은 하나같이 상식과 이성(理性)을 한참 벗어났지만, 대중들은 거의 무기력에 빠진 듯이 체념하거나, 아니면 그나마 아파트 값이라도 떨어지지 않고 지켜줄 것이란 일말의 기대를 하는 건지, 정작 알아야 할 사실들은 기피하고 외면합니다. 심지어 이 정권 지지율이 40% 이상이랍니다. 그러나 나는 이를 믿지 않습니다. 눈뜬 시민들이 과연 강을 지켜낼 수 있을까요?
썩은 언론이 더 문제
최병성 : 요즘 정치계의 잘못을 지적하는 텔레비전 시사프로가 전멸하였습니다. 이명박 정부 들어 언론이 장악되니 국민의 눈과 귀가 가려졌습니다. 눈과 귀를 가려놓고 여론조사 지지율 40~50%라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국민들의 무지도 문제가 있지만, 근원적으로 언론을 통제하는 정부와 권력의 눈치를 보느라 진실을 보도하지 않는 언론들이 더 문제가 많습니다.
지금 4대강사업으로 국토가 망가지는 대란을 겪고 있는데 대다수 언론은 침묵하고 있습니다. 오래전 일본의 식민지 시절 일제의 앞잡이가 되었던 언론들의 악습을 지금 또 다시 반복하고 있습니다. 권력으로부터 이익을 얻어내기 위해 아부하면서 국토 파괴에는 침묵하고 있습니다. 이는 언론이 아니라 말 그대로 광고로 얻어먹고 사는 '찌라시'입니다. 이익집단에 불과합니다. 문제는 이들이 언론의 시장을 잠식하고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힘들지만 국민 스스로 4대강 죽이기의 진실을 좀 알아야합니다. 4대강 공사 현장에 직접 나가 보고, 이게 강 살리기가 아니라 운하요, 결국 나라를 망치는 망국적 재앙임을 알아차려야합니다.
제발 이제는 좀 진실을 알자고 외치고 싶다
김상수 : 내신 책, <강은 살아있다>(황소걸음 펴냄) 잘 읽었습니다. 4대강 구석구석을 직접 다니면서 찍은 사진들과 현장에서 목격한 참혹한 현실, 정부 발표 자료, 그리고 외국의 치수 사업 사례까지 담겨있더군요. 현장을 다니면서 작성한 4대강 사업의 '진실'과 '거짓'이 담겨있다고 읽혔습니다. 이 책을 읽다보니, 책을 읽는 사람들에게 4대강 사업을 반대할 수 있는 용기를 줄 수 있다는 느낌이 오더군요. '막연한 반대는 힘이 없지만, 진실을 알면 거짓을 이길 수 있는 힘이 생기기 때문'이란 말에도 공감이 갑니다. 어떻게? 4대강 사업은 이제라도 막을 수 있을까요?
최병성 : 저는 국민이 4대강 죽이기의 실체를 아는 날, 4대강 죽이기의 광기가 멈추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국토와 국민과 생명에 대한 국가 권력의 테러인 4대강 죽이기의 실체를 많은 국민들에게 널리 알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마음으로 '강은 살아있다' 책을 썼고, 전국으로 강연을 다니고 있습니다. 언론이 막힌 지금의 현실에서는 이 책이라도 많은 분들이 읽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외친 겁니다. 책을 읽으신 분들이 이 책을 통해 마음에 분노가 일며 무언가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지금 4대강 죽이기가 광란의 속도로 진행되고 있지만, 국민들이 좀 더 진실을 알고 좀 더 힘을 모은다면 4대강 죽이기는 반드시 막아내리라 생각합니다.
회벽유죄(懷璧有罪), 자기 분수에 맞지 않는 직위를 가지고 있으면 큰 재앙
최 목사와 헤어지고 광화문 4거리를 지나 혼자 걸었다. 1년 몇 개월 만에 나라 밖에 있다가 서울로 돌아와 보니, 광화문 거리 중앙에 있던 큰 나무들이 죄다 뽑혀졌고, 갑자기 세종대왕 동상이 들어서고 광화문광장에 '스노보드 빅에어 월드컵' 행사를 해 서울을 선전하겠다고 높이 34m, 길이 100m의 대형 점프대를 만들어 하루 행사를 위해 17억 원을 들이는 이벤트행사를 하고, 드라마 촬영을 위해 광화문 일대 통행을 12시간 동안이나 차단하면서 시민들의 정당한 집회신고는 거부하고, 돈을 들여 무슨 '플라워카펫'인지 뭔지 억지이름을 붙인 꽃밭을 만들다가, 얼마 후에는 스케이트장과 썰매장을 여는 등 아수라를 떨 때, 바로 옆에 용산에서는 강제철거 사업을 '뉴타운 개발사업'이라 명명하여 재개발을 밀어붙이면서, 이에 반대하는 시민들을 '도시 테러리스트'로 규정하고 공권력을 동원 살인 진압한 현장은 불과 차로 2분 거리에 있다. 지금 서울 시장을 하고 있는 이도 제 정신이라고 할 수가 없다. 하나같이 개발 개발을 연발하면서 닮아가는 것인가.
회벽유죄(懷璧有罪)라는 말이 생각났다. 옥(玉)을 지니고 있는 것이 죄가 된다는 말이다. 자기 분수에 맞지 않는 물건이나 직위를 가지고 있으면 큰 재앙을 저지른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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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으로 북의 소행으로 추측할까? [펌]
천안함이 침몰된지 벌써 두 달이 가까워 온다.
오늘은 급기야 이명박 대통령이 눈물을 흘리면서 담화문까지 발표하였다.
대통령의 눈물은 많은 사람의 감정에 불을 붙이고 있는데, 그 중 가장 끔찍한 것은 북측 소행이라고 단정하면서 북에 무력 보복을 하여야 한다는 사람의 심장을 활활 태우고 있는 것 같다.
정말 북이 저지른 일일까?
대통령과 국정원이 뜻밖일 정도로 '북 소행 단정론 경계'를 지속적으로 개진해 왔지만 북이 저지른 것으로 믿고 싶은 사람들은 몇 부류가 있다.
조중동과 더불어 서로 빨대이며 서로 숙주이며 기생존재인 사람들...
북이 아니면 도대체 그 누가, 왜 그랬단 말인가 하는 북 존재 외엔 대안을 찾을 수 없는 사람들......
그렇다면 합동조사단이 소위 과학적으로 원인규명에 나선 것은 북의 소행임을 증명하는 것에 무게를 두거나 그것 자체가 목적이라고 할 수밖에 없는데 과연 얼마나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근거를 찾아 낼지 자못 궁금하다.
설마 함미 부분 건져 올리고 나서야 파편 잔해들을 수거 채취한 것은 아니겠지?
그동안 날씨가 좋았던 날들이 많았는데 파편 잔해 수거작업은 수시로 진행되어 왔으리라 믿는다.
이러한 과정에서 오늘 나온 한겨레의 기사는 논리와 합리성을 갖추고 있어 인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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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정말 저질렀다면 그들은 ‘무뇌’ 아니면 ‘귀신’
석연치 않은 일에 의문을 던지고, 말 안되는, 또는 말 안 돼 보이는 주장에 이의를 제기하는 건 언론 기본임무의 하나다. 언론의 자유을 보장한다는 건 국민 누구라도 그런 일을 할 수 있도록 해준다는 의미다. 그게 민주주의와 전체주의를 가르는 선이다. 권력은 제기된 의문에 성실하게 답해야 할 의무를 진다. 그래야 유권자들이 그들의 집권에 동의한다. 답변이 요령부득이라면 의혹은 증폭되고 유언비어가 난무한다. 동의받지 않은 권력, 동의받을 수 있는 능력이 없는 권력은 물러나거나, 불법 폭압장치를 가동해야 한다.
이제 상식적인 얘기가 됐지만, 다시한번 정리해 보자.
국내외 언론보도, 전문가들 얘기 등 이제까지 흘러나온 정보들을 종합해볼 때 북한의 기본전략(생존전략이라 해도 좋고)은 미국과의 관계 트기, 나아가 수교 쪽에 가장 큰 무게가 두어져 있었다. 김정일 체제 유지라는 측면에서도, 북한이라는 국가의 생존과 지속이라는 측면에서도 지금과 같은 봉쇄와 고립 상태를 어떻게든 벗어나야 하고, 현상을 타파하는 핵심고리가 미국과의 관계정상화라는 걸 의심하는 전문가는 없을 것이다. 심지어 대포동 개발과 핵실험조차도 궁극적으로, 김정일 체제 유지라는 게 지상의 목표이면 일수록, 미국과의 협상과 관계 정상화를 위한 계책 차원에서 그 동기를 이해해야 하는 측면이 분명히 존재한다.
그런 북한이, 지난 8년여 조지 부시 정권과의 악연, 대미 협상에 죽을 쑤게 만든 공화당 부시 정권의 네오콘적 강박이 마침내 끝나고 오바마 민주당 정권이 들어서서, 2000년 민주당 클린턴 정권시절 조명록 북한군 차수가 워싱턴에 날아가고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이 평양을 방문하는, 관계 정상화 직전까지 갔던 그 놀라운 상황을 다시 한번 소생시킬 수 있는 절호의 찬스가 마침내 도래했다고 엄청난 기대를 품을 만한 상황(실제 오바마 정권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북한은 일단 그렇게 기대해볼 것으로 보는 게 합리적 판단일 것이다)에서, 한국 해군 함정을 향해 어뢰를 발사했다?
그것도 한-미 합동군사훈련이 한창 진행 중인 상황에서?
게다가 천안함만 문제의 해역에 있었던 것도 아니고 순천함 성남함에 기타 많은 고속 경비정과 항공기들, 인공위성들, 게다가 적지않은 미군 함정들, 특히 동시에 수백개의 표적을 추적하면서 각개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는 전방위 최첨단 특수감청 및 방어·공격 시스템 장착함 이지스함정들까지 복수로 인근해역에 배치돼 있었다는데.
그런 상황에서 북한의 그 무엇이 NLL을 몰래 남하해 어뢰를 쏘고 귀신같이 흔적 하나 남김없이 빠져나갔다?
그래도 북한이 했을 것이라는데 무게를 두고 생각해본다면, 북한은 내부 지휘체계와 완전히 파탄난 무정부 상태이거나 준 내전상태에 가깝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왜냐하면, 우선 앞서 얘기했듯이 북한에겐 기사회생의 거의 유일한 기회를 안겨줄 것으로 보고 매달려온 미국과의 협상, 관계 정상화를 위한 절호의 찬스가 오바마 정권의 등장으로 눈앞에 당도해 있다고 믿을 만한 상황이 도래했는데, 그것을 시도해 보지도 않고 단방에 날려버릴 남한침투와 한국 해군 함정 공격을, 엄청난 위험부담을 무릅쓰고 평양의 중앙권력이 감행했을까.
그게 아니라면, 북한이 한국 해군 함정을 공격했을 가능성은 중앙지휘체계를 벗어난 일부 모험주의 과격분자들의 독자소행으로 봐야 하는데, 만일 그랬다면 우리가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일사분란한 북한 특유의 지휘체계는 완전히 부서졌다고 볼 수밖에 없다. 이것저것 완전 통제불능의 준 내전상태이거나. 그렇지 않은데도 , 말하자면 지휘체계가 멀쩡한데도 그런 중대하고도 미묘한 사건을 상부의 지시 없이 독자적으로 저질렀다면 그 당사자들은 죽기를 자처한 셈이 된다. 그 동기가 고작 복수의 일념에 불타는 소영웅주의 따위일 수 있을까. 또는 일각에서 얘기하듯 김정일 후계자 주변 출세주의자들의 모험주의, 실패하면 모든 게 끝장날 수 있는, 성공 가능성 역시 지극히 희박한 한 건 주의가, 지금과 같은 북한 위기상황에서 중앙 수령의 승인없이 감행될 수 있을까. 북한이 아무리 곤경에 처해 있다고는 하나 지휘체계의 전면적 마비 또는 준 내전상태에 놓여 있는 것으로 판단할 만한 정황은 아직 없다.
아니면 1200톤급 초계함 하나를 날려버리고 100명이 넘는 장병들을 희생시키고라도 미국의 눈길을 끌어야 한다는 데 집착한 정신병리학적 이상증세가 극고조점에 이르렀거나. 또는 그런 짓을 감행하고도 협상이 가능하다고 믿을 정도의 무뇌 또는 배짱 또는 신출귀몰 능력의 소지자거나.
그럼에도 만일 북한군의 어뢰공격설이 나중에 사실로 판명된다면, 괴물로 변한 범죄집단에 대한 응징은 당연히 더없이 단호해야 되겠지만, 그 전에 도대체 대한민국 해군을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지난 몇 차례의 서해 교전들 경험만 떠올리더라도 한국 해군은 결코 누구도 만만히 볼 상대가 아니었다. 예상치못한 위급상황에서도 그들의 대처는 칭송을 받을 만했지 비난받아야 할 정도로 형편없었다곤 절대 얘기할 수 없는 능력있는 존재였다. 그런데 왜 이번에는 NLL 한참 남쪽, 그것도 백령도 왼쪽 근해에서 인공위성의 감시 아래 수많은 해군함정과 항공기들이 참가한 합동군사훈련 중이었는데도 분명 엔진을 단 상당한 크기의 군사장비가 1200톤급 해군함정을 단방에 날려버릴 정도의 위력을 지닌 어뢰 또는 어뢰들을 장착한 채 접근해서 발사까지 하고 도주했는데도 낌새조차 채지 못했을까. 해군 초계함은 그냥 철판을 잇대어 물에 띄워놓은 바지선이 아니다. 거기에는 바로 그런 전투상황이나 적대세력이 가해올지로 모를 온갖 있을 수 있는 위급사태를 상정한 첨단 대응장비들을 무수히 탑재하고 있고, 해군 승무원들은 그것을 어떻게 작동시키고 위난시 어떻게 대처하는지 끊임없이 연습하고 훈련하는 게 일상임무일 터. 천안함만이 아니라 주변에, 백령도 주민들 말에 따르더라도 평소와는 달리 이례적일 정도로 수많은 함정들이 인근 해역에 포진하고 있었는데 어떻게 그런 침투물체의 접근을 낌새조차 채지 못했고 중무기를 발사하고 도주했는데도 레이더니 음파니, 바로 그런 것들을 포착하기 위해 장착한 많은 첨단장비들이 하나같이 침묵을 지키고 평소 훈련받은 그 많은 장병들은 전혀 몰랐을까.
북한 모험분자들이나, 아니면 흔히 얘기하듯 김정일 지시를 받은 특수비밀집단이 그런 짓을 감행했는데도, 그것을 사전 사후에 감지조차 하지 못하고 고스란히 당해 놓고 이토록 시간이 흘렀는데도 무엇 하나 제대로 짚어낼 수 없는 해군이라면, 어디가 잘 못돼도 한참 잘못된 게 아닐까. 그런 해군에 마음놓고 자식들을 보낼 어버이들이 있을까? 그리고 매년 수십조원의 세금을 쏟아붓고 무기수입 액수가 세계 3위인 대한민국 방위력이 고작 그 정도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면 얼마나 한심한가. 우리는 우리의 안위를 이대로 그들에게 맡겨놓고 있어도 될까?
그 비싸다는 이지스함정들은 도대체 무얼 하고 있었던 걸까? 미국 일본이 주도하고 한국에도 참여하라고 계속 요구하고 있는 미사일방어(MD)체제의 핵심장비가 이들 이지스함인데,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북한 내륙에서 몰래 발사되는 미사일까지 포착해서, 그것도 발사 순간부터, 그 진로를 순식간에 계산해내고 그 탄도 예상 지점으로 요격미사일을 날려 발사 초기단계 또는 성층권 또는 목표가격 전의 대기권 재돌입시에 정확하게 떨어뜨릴 수 있다는(물론 인공위성, PAC-3 등 다른 장비들도 거기에 함께 가세하지만) 이지스함인데, 비상시를 상정한 한미 합동군사훈련에 동원된 그 많은 함정들과 이지스함들은 한가하게 뱃놀이라도 하고 있었단 말인가? 아니면 다른 목적에서 북한군이 침투하는 걸 뻔히 보고도 어뢰를 발사하도록 내버려두고 도주하는 항로까지 일부러 눈감아주기라도 했단 말인가? 게다가 엉뚱한 새떼들(그것도 밤에 떼거리로 날았다는데)에게 76밀리 주포를 무려 5분 이상 계속 쏴댔다니?
이런 의문들이, 당국이 발표했지만, 뉘늦게 이리저리 수정해야 했던 일부 주요 팩트들과 그럼에도 여전히 석연찮게 남아 있는 의문들과 맞물려 증폭되면서 개운치 않은 맛을 남기고 있다.
아직 합동조사 최종결과가 나오지 않았으니 더 지켜봐야겠지만, 그러기에는 이미 너무 많은 추측들이 난무하고 유력언론들이 그들 관점에서 제시하는 그럴법한 시나리오들 중에는 그들의 정치관·세계관에 따라 심하게 윤색돼 있어 매우 위험해 보이는 것들이 있는데도, 정부의 정책에까지 영향을 끼칠 정도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역시 4대강, 세종시, MBC 쪼인트 까기, 한명숙, 봉은사 등 선거악재들을 겨냥한 계산된 노림수가 있는 것인가, 하는 의심도 물리치기 어렵다. 한나라 정두원 의원 발언을 듣자니 안보위기 분위기에 등장하는 여론의 여당 쏠림 현상이 실제 나타나고 있는 모양이다. 입으로야 그게 아니라고 하겠지만, 저들 중엔 그걸 즐기려는 자들이 수두룩할 것이다. 나경원 의원은 기왕 붙은 불에 기름칠이라도 하려는지, 북한군 공격이 거의 기정사실로 판명이라도 난양 얘기하고, 이게 모두 김대중 노무현 정권 10년간에 북한에 퍼준 4조원 때문이라며, 그 돈이 어뢰로 되돌아왔다는 꽤나 자극적인 구호까지 방송에 동원했다고 한다. 한심하다. 편협과 단견과 사시로 무장한 채 다수를 위한 비전조차 없는, 일개 파당의 이익에 눈먼 자들이 정치 지도자가 되거나 정치 지도자가 되겠다고 나서는 나라는 불행하다. 천안함 비극이 결과적으로 그 비극을 조장했거나 막지 못한 무책임한 세력에게 지방선거 승리라는 선물을 안겨주는 엉뚱한 재료로 동원된다면, 당한 이들의 비극과 그 어버이들의 몸부림과 눈물이 책임져야 할 자들에게 정치적 이득을 안겨주는 희극으로 귀결된다면, 세상에 어찌 정의가 깃들고 희망이 남아 있겠는가.
1990년대 이후 일본이란 나라를 망친 것(그래서 지난해 가을 결국 자민당 정권이 무너졌다)은, 집권 자민당과 짝자꿍하며 세상을 마음대로 주물러온 관료들의 현실안주·변화 기피증·기득권 집착과, 세상에는 비교적 공정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꼭 그렇게만 볼 수도 없는 일본 검찰 엘리트들 간의 연합, <페리스코프>를 쓴 김기협의 표현을 빌자면 관료와 검찰이 짜고 지키는 특권구조였다는 일본연구 전문가들의 지적은 새겨들을 만하다. 한국은 일본의 복사판이되, 그 특권구조가 유발하는 왜곡 정도가 일본보다 훨씬 더 심하다는 지적도 어제 오늘 나온 게 아니다. 그들이 특권을 상실할 위기에 놓였던 김대중 노무현 정권 10년에 대한 저들의 비방과 사실날조와 모욕, 오로지 잃었던 권력을 되찾기 위해 광분했던 기득권층, 유력 보수언론들이 거기에 가세했던 특권구조의 횡포가 어떤 지경에까지 이르렀던가. 그들 언론은 지금까지 조사에서 드러난 정황으로 천안함이 외부폭발에 따른 충격으로 침몰했을 것이라는 추측을 묘하게 왜곡하고 있는 것 같다. 외부폭발에 따른 침몰이면 무조건 북한 어뢰공격에 따른 결과인가? 그렇게 주장할 수 있는 단계는 아직 아니지 않은가. 저들이 그것을 기정사실로 상정하고 펼치고 있는 대북 전쟁 시나리오는 정말 무책임하고 위험하며 정략적 계산임을 의심케 하는 악취마저 풍긴다. 나라가 망하지 않으려면 모름지기 기득권을 지키려는, 특권의식에 사로잡힌 세력들을 경계해야 한다.
기름이 없어 평소 훈련조차 제대로 할 수 없다는 북한이 스텔스 어뢰나 스텔스 잠수함(또는 잠수정)을 개발했을 수도 있지 않느냐고 어느 여당의원이 국회에서 질문했고 국방장관은,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대답했다. 평소 일등임을 자처하는 이상한 신문은 그런 걸 대서특필하는 웃기는 짓거리를 했다. 왈 대한민국 몇대 신문에 들어간다는 돈많은 어느 신문은 북한 잠수정이나 잠수함이 삼엄한 남쪽 경계를 뚫기 위해 엔진을 끄고 조류를 이용해 남쪽으로 침투한 뒤 엔진을 켜서 약간의 미세조정을 거쳐 어뢰를 발사하고 다시 엔진을 끈 뒤 역시 조류를 이용해 북으로 되돌아갔을 수도 있다는 참으로 기발한 시나리오를 썼다. 수많은 함정들이 동원돼 합동군사훈련 중인 남쪽의 그 삼엄한 경계망을 뚫고 천안함이 그 시각에 그 곳을 지나갈 줄 알고 미리 엔진을 끄고 때마침 남쪽으로 흐르는 조류를 타고 내려온 뒤 200킬로그램이 넘는다는 어뢰, 또는 어뢰들을 발사한 뒤 때마침 방향을 북쪽으로 획 바꾼 조류를 타고 북으로 소리없이 되돌아갔다? (어뢰를 발사한 직후 조류가 갑자기 방향을 반대로 획 바꾸지 않았다면, 어뢰를 쏘고 천안함이 대파당해 가라앉고 구출함정들이 몰려드는 그 상황에도 북한 잠수정이나 잠수함이 엔진 끄고 언제 바뀔지도 모를 조류가 바뀌기를 기다리며 문제의 NLL 남쪽 해역에 계속 대기하고 있었다는 얘기밖에 안 되는데. 그럴 수 있나? 북한 내륙 해안 잠수함 기지에 있는 잠수함들까지 몇대가 대기중이고 몇 대가 언제 어디로 이동했다는 것까지 위성으로 사진찍어 판독할 수 있는 세상인데, 그 난리가 난 상황에서, 관련국들이 즉각 감시망을 풀가동하며 신경을 곤두세웠을 그 시각에 태연히 사고함과 몇 킬로미터밖에 떨어지지 않았을 해역에 엔진 끄고 떠 있었다는 게 가능한 일인가? 만일 그러지 않고 엔진을 켜고 도주했다면 당연히 포착됐겠지. 날아가는 밤 새떼도 포착해서 주포를 마구 쏘아댈 정도의 첨단장비들을 풀가동시킨 초긴장상태에서까지 설마 대한민국 해군 함정들이 문제의 해역에서 엔진소리 요란하게 NLL을 넘어 북쪽으로 도주하는 잠수정 또는 잠수함을 발견하지 못하는 실수까지 범하진 않겠지.)
뭐, 역시 있을 수 있는 일이겠지. 그런 식으로 따지면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 세상에 어디 있겠나.
세상에는 있을 법하지 않은 일도 종종 일어나니 단정할 순 없지만, 의문의 사건의 퍼즐조각들을 맞춰가는 일은 그래도 상식에 근거해서 진행해야 설득력이 높고 오류의 가능성도 적다. 옆에 있던 누가 급히 화장실로 달려갔다면 볼일이 급해서 그랬다고 생각해야지, 화장실에 숨겨 놓은 맛난 음식을 먹으러 갔을 가능성도 아주 없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면, 뭐 전혀 있을 수 없는 일은 아니지만, 글쎄….
좌우간,
납득할 만한 설명이 제시될지 좀 더 지켜볼 일이다.
한승동 기자
<201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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