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의 전투능력은 무소불위할까? [펌]

기본카테고리 2010. 4. 7. 12:13

3월 26일 밤에 일어난 천안함 두 동강 침몰사건의 원인은 과연 무엇일까?

북의 공격? 피로파괴? 전단파괴? 기름유출 폭발? 암초에 의한 좌초?

누가 보더라도 얼핏 짐작만으로는 외부의 공격, 특히 북의 공격에 의한 것이 가장 대세이다.

나도 그런 생각이 들어갈 때가 많으니 여론조사를 해 보아도 그렇게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러나 이러한 추측은 일반적인 침몰 이후에 보이고 있는 청와대 국방부 국정원 등의 모호한 태도로 인해 혼란이 생기기 시작했다.

우선, 막강 정보력을 가지고 있는 정부와 미국이 아직도 정확한 진상을 모르고 있다는 사실이 믿기기 어렵다.

그동안상당히 많은 부분이 부정되기도 하고, 거짓말이 되기도 함으로써 그것에 대한 "왜?"가 증폭되고 있기 때문이다.

군사기밀에 속한다는 내용들이 간헐적으로 여당 국회의원 입에서부터 나오지만 그것을 또 정부 기관에서 바로 부정하고 있다.

혹시 국가안보장관회의의 참석자들이 군 미필자로 득실거려서 군이 현 정권을 경시하기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닐가?

무엇보다도 대단히 많은 의문점들이 아직도 납득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소용돌이 속에서도 조중동 신봉주의자들은 완전하게 북의 소행으로 단정하고 '전쟁불사'를 부르짖고 있는데,

그 '북의 소행' 이란 것이 그야말로 북의 무소불위적인 능력과 우리네의 창피할 정도의 허술함을 전제로 하고 있어 더욱 걱정스럽다.

'전쟁불사'를 외치는 사람이야 이불 속에서 만세를 부르는 자위행위를 하건 간에 마음 약한 사람들로선 북이 이 정도로 막강한가, 이러한 북을 상대로 하여 우리가 얼마나 잘 싸울 수 있을까 하는 패배감이 미리부터 들지 않을수 없다.

도대체 밝히지 못하고 있는 진실,

밝혀지지 않은 진실은 무엇일까?

나는 이번 사태가 발생한 이후 2002 년 월드컵 때 이상으로 티비 화면과 컴퓨터 모니터에 집중하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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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사태를 보는 국민들의 마음은 착잡하다. 국방의 의무를 다하다 순국한 고귀한 희생 앞에 안타까워 하다가도 사고 이후 군의 대응 과정을 보면서는 무언가 석연치 않은 의구심을 떨치기 어렵다.

늑장 대응으로 구조 작업이 늦어진 것은 군 당국이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국민을 더더욱 화나게 하는 것은 사고 원인에 대해 오락가락하는 태도다.

모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겠다는 말에도 불구하고 유독 내부 폭발 등 자체 사고 가능성은 서둘러 배제해버린 군의 잠정 결론은 아무래 봐도 균형적이지 못하다. 당시 교신 내용을 밝히지 않는 점과 열상감시장비(TOD) 전체 영상을 끝까지 공개하지 않는 점, 그리고 생존자들의 증언을 통제하는 점 등은 정부가 무언가를 숨기고 있다는 의구심을 갖기에 충분하다.

혹여 눈앞의 불이익을 피하고 책임을 전가하기 위해 사실을 왜곡하고 진실을 은폐하는 거라면 그야말로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막지 못하는 일이 벌어질 것이다. 21세기 대명천지에 진실을 가린다 해도 끝까지 가릴 수는 없을 것이며 사실을 숨긴다 해도 언젠가는 진실이 만천하게 드러나게 되어 있다. 진실은 가장 큰 힘이며 정직이 최선의 정책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 해군과 크레인 업체 관계자들이 5일 천안함 인양 준비 작업에 한창이다. ⓒ백령도=사진공동취재단

사고 원인을 놓고 다양한 백가쟁명의 주장이 제기되지만 최근 들어 북한과의 연관 가능성이 강조되고 있음을 보면서 우리는 놀라움을 넘어 불안감을 느낀다. 내부 원인을 일단 배제하고 외부로부터 원인을 찾다 보니 인간 어뢰, 6.25 기뢰, 잠수정 어뢰 등 북한연루설이 힘을 얻고 있다.

북한 잠수정이 노후해서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해도, 장착된 어뢰가 그 정도의 명중도와 파괴력을 갖기 힘들다고 해도 북한연루설은 요지부동이다. 오히려 북한의 소행으로 의심하다보니 이제 북한의 잠수정은 우리보다 우월한 고도의 기술을 갖추고 어뢰 역시 직접 부딪치지 않고도 함정을 파괴하는 가공할 수준에 도달해 있다. 북한연루설은 급기야 북한을 뭐든지 할 수 있는 무한 능력의 '괴물'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물론 정확한 사고 원인은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 최종적으로 북한 소행이 확인될 경우는 당연히 엄정하고 단호하게 그리고 침착하게 대응해야 할 것이지만 지금 단계에서 분명한 사실 확인이나 뚜렷한 증거도 없이 지레 짐작으로 북한연루설을 흘리는 것은 매우 위험스러울 뿐 아니라 이롭지도 못하다.

지금 제기되는 북한연루설이 만의 하나 6.2 지방선거를 앞둔 보수층의 결집과 정치적 이익을 위한 '북풍'의 유혹 때문이라면 이는 처음부터 불가능한 일이다. 이미 우리 국민은 집권 세력의 북풍 시도에 의해 자신의 정치적 선택을 수정하는 수준을 넘은 지 오래다. 과거 김현희 사건이나 이선실 사건 등이 정치적 효용성을 가진 적이 있었고 비무장지대에 북한군이 출현해 총격을 해대면 여당 지지가 늘어난 것이 사실이었지만 그 뒤로는 정권의 북풍 시도는 번번이 실패했고 좌절했다.

김대중 정부 시기 남북정상회담 성사를 총선 직전에 발표했지만 오히려 북풍에 대한 견제 역풍으로 여당은 수도권에서 손해를 봐야 했다. 대선을 앞두고 이뤄진 2차 남북정상회담도 이명박 후보의 압승을 바꾸기엔 무력할 뿐이었다.

북한 위협론으로 국민들의 불안감을 증폭시키거나 북한 관련 빅이벤트로 유권자들의 감동을 확산시켜서 여당에 유리한 정치적 결과를 산출하겠다는 시도는 이제 탈냉전 이후 꾸준히 지속된 남북관계와 우리 국민들의 민도 성숙으로 인해 애초부터 불가능한 일이다.

북풍 유혹에서 비롯된 북한연루설이라면 오히려 지금 여당은 6.2 지방선거에서 그 이유 때문에 패배할 지도 모른다.

또한 북한연루설은 결과적으로 보수 정권에 손해를 입히게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만의 하나 북한의 소행으로 확인되면 이는 자체 사고나 내부 폭발시의 책임보다 훨씬 큰 정치적 타격을 감수해야 한다. 보수 정권의 특허처럼 되어 있는 안보에 커다란 구멍이 난 것이기 때문이다.

백령도 남쪽 바다에까지 북이 와서 도발하는데도 함장과 대원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한 것이라면 이는 보수정권의 돌이킬 수 없는 실패가 된다. 북한연루설로 당장의 곤혹스러움을 회피할 수는 있겠지만 오히려 그것은 돌아온 화살이 되어 현 정부를 안보 무능 정권으로 낙인찍게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북한연루설은 북한 소행으로 밝혀진 이후 정부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를 놓고도 감당하기 힘든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북이 도발한 것이라면 정부는 어떤 식으로든 응징하고 대응해야 한다.

46명의 목숨을 앗아간 명백한 군사 도발이므로 이명박 정부는 군사적 수단을 포함해 가장 적절하고 효율적인 응징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방식으로 북한 해군에 보복 타격을 가하거나 군사적 맞대응을 한다면 전면전으로의 확대를 각오하는 결단이 있어야 할 것이다.

그렇다고 국제사회에 호소해서 북한에 사과를 요구하고 대북 제재를 추진한다면 그것만으로 뿔난 국민감정이 진정될 지 또한 미지수다. 북한이 한 짓이라면 전쟁 불사의 전면 보복을 해야 할지, 사과 요구와 재발 방지 수준의 뻔한 대응을 해야 할지, 오히려 정부는 가장 어려운 정치적 고민에 빠지게 될 것이다.

이미 국민들은 천안함 사태 이후 정부와 군 당국의 우왕좌왕과 원인 규명 미흡에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아무 것도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시적인 책임 회피와 정치적 이해타산으로 북한연루설을 강조하는 거라면 후일 감당할 수 없는 자승자박이 될 것이다. 이제라도 있는 그대로의 진실과 사실을 밝히고 국민들의 처분을 기다려야 할 것이다. [프레시안 2010.4.5]

/김근식 경남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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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과 정부 여당의 기밀 관리 [펌]

천안함 침몰 사태를 맞은 군의 태도가 혼란스럽다. 익명의 고위 관계자가 북한에 의한 피폭 의혹을 짙게 하는 말을 흘리면 군이 공식적으로 애매하게 부인하는 행태가 이어지고 있다.

군이 언론에 추측성 보도를 자제해달라고 요청하고 있지만, 그 주요 원인을 바로 군이 제공하는 셈이다. 군이 정보 통제력을 지렛대 삼아 이번 사태의 진실을 심해에 침몰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드는 대목이다.

▲서해는 이제 인양작업이 한창이다. 천안함이 인양되더라도 그 동안 제기된 모든 의문이 완벽히 해소될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공동취재단


'군 관계자' 입 열면 브리핑서 '나 몰라라'

6일 김학송 국회 국방위원장은 한나라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전날 기자간담회를 두고 "소형 잠수함의 (어뢰 공격)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정확히 하기 위해 열었다"고 말했다. 누가 들어도 천안함 피폭은 북한에 의한 것이라는 의심을 할 수밖에 없는 말이다.

김 위원장은 5일 '군 관계자'와 면담한 후 "북측의 비파곶 기지에서 상어급(300t) 잠수함 2척이 23일 6회, 24일 3회, 26일 1회 기지를 드나든 것은 파악됐으나 잠수함이 어디까지 움직였는지는 완벽하게 알 수 없었다"며 "특히 사고 당일(26일) 잠수함 1대는 비파곶 인근에서 북측 기지와 교신을 한 것으로 확인됐으나, 다른 1대의 행방은 알 수 없다"며 군 당국의 입장을 전했다.

그러나 정작 국방부는 5일 브리핑에서 다른 뉘앙스로 얘기하고 있었다. 이날 국방부는 보도자료에서 "군은 반잠수정이 출항하고 귀항하는 활동을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있다"며 "대잠 초계함이 사고 당일 백령도 해양환경에서 소나(음탐기)를 가동할 경우 반잠수정, 어뢰를 탐지할 확률은 70% 이상"이라고 했다.

이를 볼 때 김학송 위원장의 말은 군이 반잠수정 침투 가능성이 낮다고 한 것을 받아서 반잠수정 대신 소형 잠수함의 공격 가능성이 있다고 한 것이다. 그 역시도 군 관계자에게서 나온 것이었다.

천안함 절단면 공개 논란 역시 마찬가지다. 5일 일부 언론들은 "군이 천안함을 인양하더라도 절단면은 언론에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의 주요 소스는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군 관계자'였다.

그러나 정작 국방부는 6일 오전 "공식 입장이 아니다"라며 일축했다. 이 역시도 군 관계자가 슬그머니 공식적이지 않은 통로로 정보를 흘린 뒤 공식적으로는 부인하는 행태의 반복이다.

교란작전

이처럼 군이 이중적인 행보를 하면서 북한에 의한 피폭 가능성은 날이 갈수록 '정설'이 되어가는 분위기다. 군의 공식적인 입장과 180도 다른 결과를 낳고 있는 것이다.

지난 달 27일 이기식 처장은 국방위에서 "북한 함정은 포착되지 않았다. 사고 해역에 접근했을 가능성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틀 후인 29일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국회 국방위에서 "정부와 국방부가 북한의 개입 가능성이 없다고 한 적은 없다"고 했다. 나아가 그는 "북한 반잠수정은 (세간의 평가와 달리) 어뢰 2발을 장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 연루설을 강화하는 해석이 뒤따른 건 당연한 수순.

그러나 이후 군은 또 다시 입장을 바꿨다. 지난 1일 원태재 국방부 대변인은 반잠수정 공격설에 대해 "이번 사건과 직접적으로 연결할 활동이 없었다"고 확인했다.

이후 김태영 장관은 2일 국회 긴급현안질의에서 북한 잠수함·잠수정이 침투했을 가능성은 낮다며 원 대변인과 같은 맥락의 말을 하는 동시에 "어뢰에 의한 공격이 더 실질적"이란 말을 내놓음으로써 북한 연루설의 불씨를 살렸다. 그리고 5일 군은 김학송 위원장의 입을 빌려 상어급 잠수함 공격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 와중에 보수언론들은 '군 관계자'를 인용해 북한 공격설의 심증을 높이는 단독 보도를 연달아 쏟아냈다. 5일 <중앙일보>의 '캡슐형 기뢰 피폭설', 2일 <조선일보>가 보도한 "최 함장 '피격 당했다' 첫 보고" 등은 모두 익명의 '군 관계자'로부터 나왔다.

이들 언론이 '소설'을 쓰지 않은 이상, 이 정보의 출처는 군이다. 군은 그러나 이들 보도 내용을 전부 부인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북한의 공격 가능성이 없다'는 증언은 뒤로 밀려나고, '반잠수정의 공격 가능성이 없다. (따라서 다른 무기에 의한 공격 가능성은 있다)'는 주장만 남게 됐다.

▲군 수뇌부가 무언가 정보를 흘리면, 군은 브리핑에서 이를 해명한다. 며칠 째 이어지는 모습이다. ⓒ연합뉴스


군 책임회피? 당-군-청 갈등? 초대형 기획?

이처럼 군의 입장이 일원화되지 않는 이유를 정확히 확인하기는 어렵지만 몇 가지 추정은 가능하다.

우선 군 수뇌부가 특정한 목적을 갖고 혼란을 부추길 공산이 있다. 군이 취합된 정보 중 일부만을 언론에 발표하고, 정작 중요한 정보는 숨기거나 익명을 전제로 특정 언론에 흘려 사태의 핵심을 자꾸 엇나가게 한다는 얘기다.

실제 지난 수일 간 군의 이중적 행보로 인해 북한 공격설이 천안함 이슈의 중심에 서고, 폭발 이유와 군의 사고 대응 문제 등은 다소 뒤로 밀리고 있다. 일각에서 '군이 관계자 문책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 같은 대응을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북한의 공격이 사실이라면 안보에 구멍이 뚫린 게 아니냐는 지적이 불가피하지만 "감시망이 북한 잠수함의 활동을 100% 완벽하게 파악해내지는 못한다"고 하면 문책의 강도도 떨어질 수 있다. 이처럼 정보의 혼선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지다가 사실상 영구 미제로 마무리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벌써부터 나오는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군의 기강이 흐트러져 정보가 마구잡이로 흘러나올 가능성도 있다. 원태재 국방부 대변인은 6일 "최근 일부 매체나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잠수함 등 대북 첩보수집 방법과 군함 내부 배치도, 해군의 무기체계 등 중요 군사기밀을 무분별하게 노출한다"며 "우리 군은 이런 부분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우려했다.

이는 군 내부의 인사들이 언론이나 국회의원 등과 멋대로 접촉해 중요 정보를 노출할 정도로 군 내 기강이 흐트러졌음을 스스로 자인하는 말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물론, 실제로 북한의 공격이 있었고 이에 따라 천안함이 침몰했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 경우 군은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있음에도 청와대의 압력으로 진실을 발표하지 못하고 있고, 이를 못 마땅하게 여긴 군 수뇌부 일부가 언론을 통해 사실을 흘린다는 추정도 가능하다.

청와대는 이명박 정부의 최대 치적 중 하나로 홍보 중인 G20 정상회의 개최를 7개월여 앞두고 있다. 북한의 공격이 사실로 드러나면 회의 개최에 차질이 빚어짐은 물론, 한국의 지정학적 위험도가 크게 높아져 경제회복에도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청와대로서는 북한의 공격이 실체화되는 게 최악의 시나리오다. 또한 이 대통령이 가장 우려하는 대목이다.

이를 달리 보면 군이 청와대의 통제를 벗어나 있다는 증거로 볼 수 있다. 실제 과거 청와대 안보라인에서 근무했던 몇몇 당직자들이 이 같은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청와대, 군, 언론이 이들 가능성 모두를 포함하는 '대형 기획'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는 의혹도 나온다. 청와대는 공식적으로 북한의 연루 가능성을 적극 부인하고, 반대로 군은 가능성을 흘리는 식으로 교란작전을 펴고 있다는 것이다. 언론은 이 작전의 유용한 수단으로 동원된다. 일부 언론은 자신이 원하는 지점에 '깃발'을 꽂고 작전을 선도하기도 한다.

이렇게 다양한 가능성을 뿌려 놓은 여권은 각각의 가능성에 대한 여론 추이를 지켜보다가 정치적 이득이 가장 높은 카드를 선택할 수 있다. [프레시안 4.7]


아이들의 표현

기본카테고리 2010. 4. 5. 13:03

한경이가 말 배워가는 것을 보면 참 신기하다.

요새는 강한 어조로 "아돼! 아돼!" 를 외치는데 어른들의 "안 돼!"소리를 따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술어는 없다.

무언가를 가리키면서 "하부아" 하면, 하부아 꺼라는 뜻이거나 하부아와 연관된다는 뜻인데 예를 들어 색스폰을 가리키면서 "하부아 하부아!" 하면 할아버지 색스폰이라는 뜻이다.

"호오 호오"하면 색스폰이나 하모니카를 뜻한다.

이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벽에 큰 못 대가리가 벽지에 덮여 도드라진 부분을 보고는두어달 전 부터 "떼떼! 떼떼!" 하면서 아는 체 하길래 내가 "음..못! 못!" 하고 이야기해 주곤 하였는데,

나중에 에미가 찌찌를 떼떼라고 하는 거라고 정확하게 알려 주었다.

그러고 보니 그렇게 보였다.

약간 톡 튀어 나온 것이 찌찌를 닮은 꼴이다.

한경이 애비가 어릴 적에 금화터널을 지나면서 "악어 뱃 속" 이라고 말한 것처럼 계단 벽에 못대가리가 조금 튀어나온 것을 보고는 "찌찌"를 연상하여 표현한 것이다.

참으로 신기한 부분이다.

요새는 제딴에는 노래를따라 부르기 시작한다.

그네를 밀어 주면서그네나 모란동백 노래를 불러 주면서 같이 불러 보라고 하면 뭐라고 뭐라고 하면서 입을 쫑긋거리기 시작했다.

제가 싫어 하면 고개를 흔들면서 "아! 아!" 하면서 싫다고 하고, 다른 노래 제목이나 가사를 이야기 하면 "음, 음" 하기도 한다.

<2010.4.5>

초봄 한경이의 놀이들

기본카테고리 2010. 4. 5. 11:47

내가 혹시 어떤 사람이 우리집과 바꾸자고 해도 안 바꾸겠다는 소리를달고 사는

우리집 건너편의 대형고급빌라 (평균 160 평짜리 33 세대가 살고 있는 7 층 빌라) 안에 정원수로

심은 노송 꼭대기에 까치가 집을 짓기 시작한 것이 두어달 되었는데 이제 모양이 제법 잡혔다.

나는 한경이가 눈을 떠서 이층에서 내려 오면 대개는 안고서 창밖을 같이 내다보며

"우와, 까치가 집을 짓고 있네~" 하다가

한경이가 까치를 발견하면 "어!어!" 하고 소리친다.

요즈음 기상 후의 재미난 일정이 바로 까치집과 까치 구경이다.

두 마리가 그렇게 나무가지를 잘 물어다가 날라서 집을 짓더니 아직은 모양이 덜 둥그렇고

빈틈으로 하늘이 보이기도 한다.

한경이가 소방차 옆에서 토마스기관차를 갖고 놀고 있다.

이렇게 오래도록 좋아하는 장난감은 토마스기차가 으뜸이다.

수동으로, 혹은 자동으로 스위치를 조절해 가면서 갖고 논다.

벽에 붙인 칠판 위에도 수직으로 붙여서 밀어 올리고 계단에서도 잘 가지고 논다.

한경이가 사 달라고 하여 사 준 토마스기차가 서 너 종류이니 대분의 애들이다 좋아한다는 게 사실인 모양이다.



어제 종중묘 석물작업 후의 제사와 선산 사초 작업을 위하여 요당리로 출발하기 전에 한경이와 마당에 나왔다.

한경이는 "어야 갈까?" 하면 털 모자 부터 챙겨 온다.

아직은 추워서 에미가 오리털 파카를 입혔다.

내가 좋아하는 안방 창문 앞의 모란꽃의 순이 제법 많이 자라서 잎이 펴지기 시작한다.
한경이는 할아버지나 어른들이 좋아하고 관심있어 하는 것을 잘 알고 있는 눈치이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똑똑한 모양이 분명하다.


한경이 왼쪽에 있는 파아란 이파리들이 바로 원추리 잎이다.

올해엔 원추리 꽃이 제법 많이 필 것 같다.




제법 길게 올라 온 모란꽃 나무 줄기 앞에서 새 순같은 한경이와 셀카로 찍었다.



요당리 일을 끝내고 집에 돌아 와서 작업할 때 썼던 밀짚 모자를 한경이에게 씌웠더니 꽤나 잘 어울린다.

한경이가 얼굴이 하얘서 그런지 모자가 잘 어울리는 편이다.



한경이가 더욱 기특한 것이 내가 좋아하는 것을 꽤 좋아한다는 점이다.

아주 어릴 때부터 사과를 조금씩 먹이기 시작했더니 과일을 꽤나 좋아하고,

내가 오이를 좋아하니 오이를 제법 잘 먹는다.

벌써 두 개째의 오이를 미끄럼틀 위에서 먹고 있다.

숫자 중, 5와 2 를 잘 알고 동그라미인 영을 일찍부터 잘 짚었는데 그 영향도 있는 거 아닐까?



<2010.4.5>

천안함 참사의 잘 됐다는 초동대처는 다른 부분[펌]

기본카테고리 2010. 4. 1. 11:35

3월 26일 밤, 대통령은 천안함 참사가 발생한 첫 날 청와대의 긴급안보장관회의에서 "....하지만 초동대처는 잘 됐다고 본다" 라고 말했다.

첫날의 그 평가와 격려는 실종자 구조-나는 처음부터 '실종자'라고 부를 것이 아니라 '미구출장병'이라고 해야 맞는다 라고 생각했다- 대한 것이 아니라 폭발 후의 처리들에 대한 것임이 분명해졌다.

즉, 함수 부위에 있던 장교와 병사들의 구조-전체 승조인원의 과반수 이상의 구조-, 북의 도발 가능성에 대한 차단, 후속 작전들의 시행 등 등....들에 대한 초동대처가 잘 되었다는 뜻이라는 것이 그 후에 여러 정황으로 밝혀지고 있다.

다음은 오마이뉴스의 기사 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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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은 실종자 생존을 믿지 않았다
[해군에서의 4일] 늑장 대처, 어선이 먼저 찾은 함미, 합동분향소 설치의 이면
10.04.01 08:58 ㅣ최종 업데이트 10.04.01 09:00 박상규 (comune)

해군 초계함 '천안함' 침몰 나흘째인 29일 오후 경기도 평택 해군 제2함대 내 체육관 앞에서 군인들이 합동분향소 설치 작업을 시작하자, 실종자 가족들이 "구조하는 척하며 장례식장 준비한다" "니들이 죽은 거 봤냐"고 거세게 항의하며 천막을 부쉈다. 군은 실종자 46명의 가족에게 배정할 천막 46개와 군에서 사용할 천막 4개 등 총 50개를 설치했었다. (휴대폰 #5505 엄지뉴스 사진)

한 장의 사진이 가슴을 때린다. 한 노인이 폐허가 된 천막들 사이에 넋을 놓고 앉아 있다. 무너진 천막들을 부수는데 이 노인도 작은 힘을 보탰다. 해군 실종자 46명의 가족들과 함께 말이다. 천막 50개는 순식간에 무너졌다.

'생존의 69시간'이 거의 끝나갈 무렵, 그러니까 서해의 낙조가 평택 해군 2함대 사령부를 붉게 적시기 직전인 지난 29일 벌어진 일이다. 이날 해군은 발빠르게 장례식장을 만들었다. 저 노인이 허문 건 바로 아들의 장례식장이었다.

"이 천하의 나쁜 놈들! 실종자는 못 찾으면서 장례식은 참 빨리도 준비하네! 내 아들이 살았는지, 죽었는지 지들이 어떻게 알어!"

이 말을 뇌까리며 노인은 얼마 동안 자리를 뜨지 않았다. 아직 차가운 3월의 바람이 노인을 감쌌다. 캄캄한 서해 바다로 침몰한 배 안에 아직 아들이 살아있다고 믿고 있는 노인이 장례식장을 부수는 건 자연스런 행동이다. 노인은 그렇게 함으로써 아들이 실종된 이 현실을 부숴버리고 싶었을 것이다.

발빠르게 장례식장을 만드는 군과 이를 부숴버린 실종자 가족들. 이는 천안함 침몰을 대하는 대한민국 군과 실종자 가족들 태도의극명한 차이를 대변한다.

발빠르게 장례식장 만드는 군, "살아있다" 믿는 가족들

가족들은 26일 사건 발생 직후부터 실종자들에 대한 생존의 믿음을 버리지 않았다. 이런 믿음의 바탕에는 차마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가족에 대한 애정이 있다. 또한 그렇게 믿는 게 아직 생사가 확인 안 된 '실종자'에 대한 예의다.

우리가 종종 목격하는 재난 현장의 '기적의 생환'은 대개 이런 믿음과 인간에 대한 예의 속에서 이뤄졌다. 살아있다는 믿음과 살려야 한다는 예의가 없는 곳에서 기적은 일어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대한민국 군은 어땠을까?사고 발생 후부터 진행된 군의 대응을 보면, 군은 처음부터 실종 군인들의 생존 가능성을 매우 낮게 본 듯하다.

하지만'실종자들이 살아 있다'는 강한 믿음에서 비롯된행동과 '이미 사망했을 것'이란 추정에 따른 행동은 크게 다를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청와대와 국방부 그리고 해군 2함대 사령부는 늘 똑같은 말을 반복했다. 실종자 구조가 우선이고, 군은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그리고 군 통수권자인 이명박 대통령은 "초동 대처를 잘해 큰 피해를 막았다"고 말했다.

"살아있다" 말 못한 군, 그 안에 의혹의 실마리 있다

27일 오후 평택 해군 제2함대 사령부에서 침몰된 초계함 '천안함' 함장 최원일 중령이 실종자 가족 앞에서 브리핑하고 있다. 최 함장은 "살아나와서 죄송하다"고 실종자 가족들에게 사과했다.(사진은 #5505 엄지뉴스로 휴대전화 4987님이 보내주셨습니다.)
ⓒ 엄지뉴스
초계함 침몰

그렇다면 군 통수권자가 치하한 군의 대처를 하나하나 따져보자. 지난 27일 오후 생존한 최원일 함장은 실종자 가족들 앞에 섰다. 그는 가족들에게 자신이 느낀 사고 경위를 설명했다. 한 실종된 군인의 어머니가 절규하듯 최 함장에게 물었다.

"함장님, 지금 내 아들이 살아 있다고 보십니까?"

"……."

"대답 좀 해보세요! 내 아들이 살아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십니까?"

"……."

계속된 묵묵부답. 결국 이 늙은 모친은 "제발 살아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해줘!"라며 "내 살점이 떨어져 나가는 것 같아 견딜 수 없다"고 울부짖었다. 함장은 뒤늦게 "그렇게 믿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수많은 군 고위 관계자들이 현장에 있었지만 아무도 "살아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지 못했다.

그럼 '생존의 69시간' 발언은 어떻게 나왔을까? 국방부 공식 발표였을까? 아니다. 해군 2함대 사령부 관계자가 27일 자정께 "생존 가능성을 말해 달라"는 가족들의 계속된 요구에 실종자들이 밀폐된 공간에 있을 때를 가정해 이론적으로 계산해 69시간을 말했다.

국방부가 공식 발표하지 않았는데도, 이 발언이 먼저 언론을 타면서 69시간은 군의 공식적인 생존 가능 시간이 돼버렸다. 군이 처음부터 실종자들의 생존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면 '생존의 69시간'은 사고 직후 국방부에서 계산 돼 발표됐을 것이다.

그랬다면 음파탐지기 '소나'가 장착된 웅진함이 사고 직후 10시간이나 지난 뒤 진해 쪽에서 출발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초기 대응을 잘 했다"는 군보다 어선이 먼저 함미를 발견하는 황당한 일도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실종자 가족들의 "대한민국 바다는 어부가 지키느냐, 어떻게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함미를 어부가 먼저 찾을 수가 있느냐"는 한탄은 괜한 게 아니다.

또 군은 입으로는 계속 "실종자 구출이 우선이고, 구조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도 사건 발생 바로 다음날 합동분향소 설치와 영결식을 준비하기로 내부 결정을 내렸다. 이는 국방부가 27일 오후 국회 국방위원회에 제출한 현안 보고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늑장 대응과 어선이 먼저 찾은 함미, 그리고 이와는 너무 대비되는 빠른 장례식 준비. 이런 일련의 과정은 결국군이'실종자들은 모두 사망했을 것'이란 결론에서나온 행위가 아닐까?

왜 믿지 못하냐고?군이 자초한 일

백령도 부근에서 침몰한 해군 초계함 '천안함' 실종자 가족들이 모여 있는 경기도 평택 해군 2함대에 28일 오후 김태영 국방부장관이 방문해서 면담을 가지는 도중 실종자 가족들이 "민간전문가를 구조작업에 빨리 투입해달라" "침몰한 선박을 몇일 지나도록 왜 못찾나" "우리 아들 좀 찾아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 권우성
김태영

김태영 국방장관은 28일 해군 2함대 사령부에서 실종자 가족들을 만나 "나도 여러분과 똑같이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하지만 가족들은 이 말을 진심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오히려 가족들은 "(높은 지위에 있는) 당신들이 이렇게 가족 잃어 봤냐"고 따졌다.

실종자 가족들과 군의 너무나 큰 인식 차이. 이 차이는 실종자들이 군함을 타고 누볐을 바다 보다 크고 깊은 것이다. 이 인식 차이가 좁혀지지 않는 한 "왜 우리를 믿지 않느냐"는 군의 하소연은 영원히 핑계에 그칠 것이다.

군이 불신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국군 창설 이후 수없이 벌어진 '군 의문사'가 말해주듯 군에 대한 사람들의 불신은 태평양만큼 깊다. 그리고 이 모든 건, 군이 자초한 면이 크다.

밑바닥에서 박박 기었을 부사관과 사병 46명은 지금 50cm 앞도 보이지 않는 깊은 바다에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아직 생존 여부를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이들은 자신들이 충성했던 군의 마음 속에서이미 죽임을 당했던 것인지도 모른다.

<20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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