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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08.03 평창 휴가 비행
- 2005.07.18 [老詩] 공휴일과 일요일이 겹치는 날
- 2005.07.07 자리 4- 봄 꽃의 흔적 지우기
- 2005.07.07 샌달 신고 귀면암 까지- 비오는 설악에서의 작은 풍경
글
평창 휴가 비행
이번 휴가 비행에서 나는 두 가지의 목표를 세웠다.
하나는, 리버스의 실용화 이고
또 하나는 바리오를 활용한 서클링 시도 이다.
결론적으로 보고를 하자면 서클링은 열이 없어서 못 했으나 리버스는 성공 하였다.
많은 사람들은 저의 이런 일지를 보면 "언제 까지 초보 티 내나?" 하겠지만
비행을 할 절대 시간이 모자라는 처지와 순발력 부족으로는 어쩔 수 없다.
그러나 어떻게든지 비행 배우기 부터의 꿈인 "설악 대청봉 비행"은 꼭 이루려 하고 있다.
웬만하면 올해에 이룰 수 있었으면 좋겠다.
"꿈 꾸는 것에 머무르지 않는다" 는 것은 알피네의 설악 비행 성공에 바친 나의 헌사 였기에
내게도 꼭 적용하고 싶다.
대청 비행에서는 리버스 이륙이 꼭 필요함을 확인 했기 때문에 나는 리버스 이륙의 숙달에
많이 집착 하고 있다.
남편이 비행하는 것에 아직도 조마조마 하고 무섭게 보는 아내를 이번 휴가 비행에 동행 하였다.
집에 있어 뭐 딱이 할 일이 있는 것도 아니라서,
그리고 텐트에서의 대관령 잠으로 유혹하여 성공을 하게 되었다.
7.30일 밤에 출발 한덕에 횡계로 빠져 나가 대관령에 도착한 것은 새벽 두시 반 정도...
주차장은 깜깜하였고 텐트와 차량 몇 대가 보인다.
하늘을 올려다 보니 제법별 들이 초롱초롱하다.
원 터치 텐트를 대충 치고 이얘기 저 얘기 하는 사이에 쌩쌩 거리는 바람 소리를 자장가 삼아서
어느 새 잠이 들었다.
햇살이 텐트 안을 비추니 벌써 여섯 시가 넘은 듯 하다.
대관령 공사 기념비와 자연학습장을 둘러 보고 평창으로 내려 와서 필 일행을 만나다.
먼저 도착한 일진은 어제 좋은 비행을 원 없이 하고 두 번째의 래프팅을 갔다 온다.
쓰리에스 김선종 씨에게 연락하여 반가운 인사를 나누고
아내가 운전하는 카렌스에 기체들을 실고는 이륙장으로 올랐다.
이륙장 바람은 그런대로 정풍이 제법 잘 들어 온다.
바로 리버스로 나갈 만 하다.
스카이 필로 부터 바리오 사용 요령을 듣고는 이륙 준비...
첨엔 너무 서둘러서 돌았기 때문에 힘 없이 풀썩...
다시 시도하여 쭈욱 나간다.
필의 말대로 두 손을 다 놓고 하네스에 앉지 않도록 하며 천천히 앉는다.
보조산 손잡이를 한 번 만져 보고 수시로 기체를 쳐다 보며 몇 번의 릿지를 시도 하였지만
고도가 바로 깎여서 착륙 하였는데, 그만 엉덩이 착륙을 하고 말았다.
아직도 백프로 차렷을 좀 일찍하게 되는 듯 하다.
하네스에서 몸을 빼 놓고도 그 타이밍을 정확하게 못 맞출 때가 많은 듯...
점심은 순남씨가 싸 온 오리고기를 다리 밑에서 먹기로 하여
재작년에도 신세졌던 그 다리 밑으로 갔다.
서늘할 정도로 시원함을 즐기고 있는 사이에 쓰리에스가 두 딸을 데리고 와서 자기 텐덤 보다는
딸 들 텐덤을 부탁 한다.
평창 봉평의 별미 메밀 부침개를 한 상자 갖고 와서 아주 맛있게 먹었다.
오리고기와 함께 한 감로주는 진천의 구기자 동동주에 버금 갈 정도로 시원하다.
두번 째의 비행...
리버스로 무리 없이 나갔다.
근데 앞에서 나간 연세 드신 여자 분이 자꾸 내 궤도의 앞에서 알짱알짱 거린다.
이러다가 내가 저 기체를 위에서 밟게 되지나 않나 걱정 아닌 걱정을 하고 있는데
매가와 필이 주고 다급하게 주고 받는 무전음이 들린다.
서울파라의 현옥씨의 무전 콜을 못 받고 있기 때문 이다.
이제 7 번째의 비행인데 낯선 활공장에서 무전기 밧데리가 나간 것이다.
그래도 침착하게 비행하고 착륙을 잘 하여 모든 이들이 안도 하였으며 감탄 섞인 칭찬과
주의를 받았다.
밧데리 체크는 본인이 확실하게 미리미리 해야 함을 다시 한 번 일깨웠다.
착륙 시에 동그라미 표적에 들어 가려다가다리를 삐끗 하다.
좀 충격이 컸었던 듯 많이 아프고 기체를 개고는 양말을 벗어 보니 금방 부어 올랐다.
이 쪽 저 쪽 움직여 보니 뼈에는 이상이 없어 보인다.
그래서 절룩이면서 바로 이륙장엘 또 올랐다.
세 번 째의 비행...
다른 팀에서 초보자들을 많이 데려 와서 비행을 시키고 있다.
보조자가 옆에 둘이나 붙어서 기체가 기울면 잡아 줘 가면서 열심히 뛰게 만들어
이륙을 성사 시키는 것을 보고는다리 하나도 없던 내 올챙이 시절도 생각이 난다.
그 때에는 팰킴이 그렇게 잘 가르쳐 줬었다.
그 때 많은 비행 경력자들이 리버스로 가뿐하게 날아 가는 것을 보고 어찌나 부러워 했는지 모른다.
이번에도 깨끗하게 리버스로 떴다.
아까도 아내에게밤 늦은 시간에 상암에서 기체를 잡아 준 덕에 이렇게 쉽게 뜬다고
감사를 표 했지만, 리버스 할 때 마다 감사를 느낀다.
역시 몇 번의 릿지 후에 착륙 모드로 들어 갔다.
이번엔 좀 좋은 곳을 목표로 하여 잘 내리자고 작심하고는 착륙 지점을 찾아 보았다.
앞에 모래판이 보여 저기로 내리면 다리도 아프지 않을 것 같아서 목표로 하여 사뿐하게 잘 내렸다.
이번에는 풀 견제 시점을 좀 늦추다가 고도가 1 미터 남짓 하였을 때 확실히 시행하여
좋은 결과를 본 것 같다.
- 그 밖의 이륙장 풍경-
종철 씨가 세 살 짜리 예림이를 텐덤 해 주다.
스카이 필이 쓰리에스의 두 딸을 텐덤 해 주다.
큰 딸은 멀미를 하였다 한다.
모든 식구들이 다 모여송어 회로 평창의 별미와 명물을 맛 보았다.
재작년에 들렀던 주작님의 고교 친구가 운영하는 집 이다.
모두가 아쉬운 작별을 하고필과 종철씨 가족, 임승균 씨 내외가 하루를 더 자기로 하였다.
종철씨가 가져 온 장작을 강 가로 갖고 가서 모닥불을 활활 피웠다.
오늘 따라 안 되는 색스폰을 불어 가며 깊어 가는 여름 밤을 즐겼다.
하늘을 찌를 듯이 활활 타 오르는 불꽃을 보며 투명한 노란 빛으로 달아 오른 돌 위에다
남은 오리 고기를 굽고, 쥐포를 구어 먹었는데, 그 맛이 정말 특별 하였다.
비가 올 거라는 예보와는 다르게 별이 드문드문 보인다.
그래서 우리는 또 야영을 하기로 하였다.
필은 재작년 숙소로 들어가고, 나머지 사람들은 텐트로 들어 갔는데
비가 한 두 방울후둑후둑 떨어지더니 제법갯 수가 많아져서 텐트를 걷었다.
너무나아까웠다.
비가 쫙쫙 쏟아지는 길을 뚫고 필이 자는 아파트로 들어가 매트리스를 깔고
건넌 방에서 잠을 청한다.
생 무를 얇게 저며서 부어 오른 발목과 다리에 붙이고는 잠을 불렀다.
비가 와서 비행은 못 하고는 강릉으로 바다 구경이나 갔다 오자고 하여
경포대엘 들렸다.
해수욕장은 여러 번 구경 했지만 진짜 "경포대" 정자는 본 적이 없어서 경포대 관람을 했다.
경포대 정자에선 경포호가 한 눈에 들어 온다.
경포대 처마 선과 소나무가 잘 어울렸으며 빠알간 목 백일홍이 인상적 이다.
초당 두부 식당에서 강릉 별미를 맛 보고는 또 아쉬운 작별을 고 하였다.
오는 길에 에어콘 가스 보충을 물어 보니 무려 5-6 만원을 요구 한다.
내심 "순 도둑놈들, 서울 사람이라고 바가지 씌우는구나. 서울에선 3 만원 밖에 안 하는데..."
하며 그냥 길을 재촉 하였다.
올라 올 때엔 오랜만에 드라이브나 즐기자고 하여 운두령을 거쳐 홍천 양평 길로
아주 즐겁고도아슬아슬하게 왔다.
올해의 파라 캠핑도 잊지 못할 추억을 쌓게 되었다.
모든 참가자 님들께 감사와 그리움을 전 한다.
2005. 7.31 일 109, 110 ,111 회 비행을 마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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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老詩] 공휴일과 일요일이 겹치는 날
남 놀 때 같이 노니 좋다.
남 놀 때 일하면 싫다.
남 돈 벌 때 딴 일로 돈 쓸 때는 더 싫다.
남 돈 쓸 때 솔곳이 돈 벌 때 기분 좋다.
학교 다닐 때엔 공휴일과 일요일이 겹치면 너무나 아쉬웠는데
나이 먹으니 공휴일이 일요일과 겹치면 흐뭇 하다.
모든 공휴일이 일요일과 겹쳤으면 좋겠다.
이제 쇼 프로도 잘 안 보고
작은 스포츠 중계도 안 보고
드라마도 여간해서는 볼 일이 없고
뉴스도 예전 보다는 관심 없다.
무슨 재미로 사느냐고 묻는다면
그래도 재미있다며 그냥 웃는다.
전녀가 닭 짓 하면 웃고
조선 홍 기자가 누군가의 거시기를 걷어 차 망신 당했을 때 웃고
개똥녀가 지하철 안에서 강아지 똥꼬 닦아 줄 때 웃는다.
제헌절은 일요일.
대한민국 공휴일.
나는 부담 없이 놀러 가고
어떤 사람들은 곤색 까망색 양복이 되어
넥타이 꽉 조여 놓고 애국가 부른다.
너무 너무 재미 있다.
이것이 너무 고소한나는
행복한 소시민...
05. 7월 17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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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 4- 봄 꽃의 흔적 지우기
철쭉꽃의누르죽죽한 잔재를 훑어 냈다.
홍 철쭉 황 철쭉 흰 철쭉 영산홍 등...
아버님이 키우시던 영산홍 마저 그 생명 기운을 유감 없이 뿜어 댔다.
얼마나 화려 했던가 아직도 기억이 생생 한데...
지지 않은 작년 이파리 사이에서 빨갛고 노랗고 하얀 무더기를 자랑 하던 것이
바로 엊 그제 같은데...
이제 새 순과 새 잎이 나니꽃 잔재가 누렇게 나무 둘레를 싼다.
얼핏 봐도 좀 지저분 해 보인다.
자신의 자리를 씨방에 내주고, 밀려 나듯이 걸려 있는 모습이 참 안쓰럽다.
목련이 지는 모습은 가는 봄이 너무 서러워서거나
연인이 세상을 떠났을 때 온 얼굴이 눈물 콧물로 범벅 되는 모습 처럼 처절 했지만
철쭉 꽃의 잔재는 그냥 안쓰러울 정도다.
그래서 그 잔재들을 훑고 뽑고 하였다.
뽑다 보니 새 잎과 새 순, 통통한 씨방이 그 잔재 안에서 숨 쉬고 있다.
새의 혓 바닥 같이...
꽃의 찌기를 뽑아 땅에 버리면서 이것도내년 꽃을 위한 거름이 되리라 생각해 본다.
영산홍과 철쭉의 가장자리 윤곽이 보다 새파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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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달 신고 귀면암 까지- 비오는 설악에서의 작은 풍경
<Love Changes Everything - Dave Koz>
비는 추적추적...
샌달 신은 맨발 뒷꿈치가 아파서 일회용 밴드를 감고 오른다.
비선대 까지 매표소 에서 3.5 km 란다.
쉬엄 쉬엄...흥얼 흥얼...
비 안개가 산 봉우리들을 휘 감아 몇 폭의 동양화를 그려 낸다.
계곡 물은 맑았지만 그렇게 차디차 보이지 않고 오히려 따뜻해 보인다.
자동차가 세 대나 교행할 수 있을 만큼 길이 잘 닦여 있어 샌달 채로도 편 하다.
두 시 쯤 되어 비선대에 도착.
슬슬 걸어 올라 가서 마중 합시다 하니, 형도 아내도 그냥 비선대에서 쉬시겠단다.
그래서 자두와 살구 봉다리를 꾸려서 올라 가기로 하였다.
청소하는 아저씨께 빠알간 자두를 한 개 드리니 참 반가워 하신다.
샌달을 신고서 설악 등산이라...
정말 뉴스에 날 일 아닌가 싶어서 더욱 조심 조심 하기로 하였다.
바지를 무릎까지 걷고 샌달 차림으로 올라 가려니 꽤나 건방져 보이지만,
좀 멋있어 보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설악에서 사는 사람 처럼 보이지 않을까?
설악을 아침 산책 코스로 오르락 내리락 하는 사람 같지 않을까?
우스꽝 스러운 생각을 실 없이 해 가며 올라 간다.
주황 색 계단, 철 다리가 오늘은 고맙고 편하기 까지 하니
사람은 상황에 따라 달라 지기는 하는가 보다.
근데 이 사람들은 왜 이렇게 늦게 내려 오는 건가...
만날 때가 된 거 같은데, 안 보인다.
학창 시절에 농촌 봉사를 갔다가 서울에 도착하면 선배와 후배들이 청량리나 서울역에
나와서 반갑게 맞아 주고, 위로해 주고 하여 참 좋았다는 생각을 해 가면서
길 에서의 조우의 기쁨을 상상해 가면서 걸음을 재촉 한다.
이러다가 정말 양폭까지 가는 거 아닌가 하면서 계속 걸음을 재촉 하다 보니
어느 새 귀면암 이다.
쭉쭉 솟은 설악 봉우리들, 모였다가 둘렀다가 다시 흩어 지는 안개...
금강의 상팔담과 삼선암을 연상 시키는 설악 이다.
내려 갈 때 미끄러우면 차라리 맨발로 가는 게 오히려 안전 할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가는 중에 저 앞에 낯 익은 여자 얼굴이 보인다.
아! 선주다!
근데 너무 애 띠어 보이는데?
어? 저 앞에는 성관이구나!
성관아! 고생이 많다.
선주도 고생 많았지?
하는 사이에 재학생 아이들이 보인다.
성덕 형님은 오히려 상대적으로 더 쌩쌩해 보이신다.
야호! 다 힘 들었지?
모두 다 우중 등산을 한 티가 물씬물씬 난다.
너무나 힘들어 하고 꽤나 지쳐 보인다.
인사도 제대로 반갑게 못 할 정도 이다.
뜨거운 악수를 나누고 살구와 자두를 건넨다.
얼마나 힘들었는지 산에서 과일 먹는 행복과 기쁨도 표현 못 하고는 먹어 댄다.
나 한테는 하나 먹어 보라는 말도 못 하고...
참 고생들 많이 한 모양이다.
비선대에 도착 하니 오후 세 시 반 경...
등산에서 지치고 지친 사람들과 맘 편하게 쉬면서 먹는
막걸리 오뎅 오징어 볶음 파전......
이 맛을 어디에서 또 찾으랴!
설악동에 내려 오면서 핸펀으로 소나무 사진을 몇 장 찍었다.
저 높이에서 부터 비를 맞아 제 몸의 음영을 빗 물로 만들고 있다.
이 소나무는 원래 부터 이렇게 높이 자라 있는 것은 아닌데도
애초 부터 그냥 큰 채로 있는 것 같다.
지금 이렇게 올려다 보며 감탄하고 사진을 찍고 있으나 2-30 여 년 전에는 이 보다
훨씬 작았을 것 이다.
모르는 사이에 이렇게 컸다니...
소공원을 꾸미고 있는 여기 저기의 나무들...
단풍나무 소나무들도 내가 어릴 때엔 얼마나 작았는지 기억도 못 하지만
저렇게 자랐으니 참 무상한 생각도 든다.
사람은 이렇게 크진 않찮는가?
아~ 크는 게 있긴 하구나.
마음, 정신, 철....
산 중 마중의 기쁨과 행복을 맛 보기 위해 달려 온 속초 길...
그야말로 만끽 하였다.
모두 모두 반갑고 정다웠고 나의 행복 그림의 모자이크 조각들 이다.
2005. 7.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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