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18 억 짜리 강사의 사교육 비판[펌]

기본카테고리 2006. 4. 14. 12:35
학원가 대치동 정신과도 성업
입시강사 연봉 수십억…온라인 교육업체 순익 수백억
강남 땅값 하늘 찌르는 사교육에 미친 나라
대치동 신화 뒤엔 부모의존 캥거루족·정신병…
스타강사가 고백하는 ‘비정상’의 세계
한겨레 임종업 기자
▲ 이범, 공부에 반(反)하다
이범 지음. 한스미디어 펴냄. 1만원
학벌이 밥 먹여주는 나라, 좋은 대학을 나와야 대우받는 세상. (요즘은 그것도 모자라 외국물을 먹어야 하지만….) 대학을 들어가기 위해서 아이들은 초등학생 때부터 학원을 다니고, 중학생 때에는 고등학교 과정을 미리 배운다. 학원에다 개인교습이다 돈을 쳐바르고 그것도 모자라 물 좋다는 강남으로 죽자고 머리를 들여민다.

내 돈으로 내 아이 좋은 대학 보내 출세시키겠다는데 누가 트집인가. 학원가로 몰리는 돈은 망명정부의 지폐. 30대 인기 학원강사의 한해 연봉이 18억원에 이르고 온라인 강의 전문업체의 한해 매출이 710억, 순익은 210억이란다. 강남 땅값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정부에서는 부동산 값을 잡는다며 학군을 조정한다고 난리부르스다. 구청에서 인터넷 과외를 하고, 정부투자 방송사에서 과외를 내용으로 하는 전파를 쏘아댄다. 나라가 미쳐 돌아가지 않고는 있을 수 없는 일들이 아무 일도 아니란듯이 벌어지고 있다.

<공부가 제일 쉬웠어요> <서울대쯤은 누구나 들어갈 수 있다> <대치동 엄마들의 2008년 입시전략>…. 학부모와 학생을 대상으로 한 책들이 눈 뜨면 쏟아져 나온다. 그들의 불안심리에 한껏 편승한….

<이범, 공부에 반(反)하다>(한스미디어)도 분명 그 언저리에 있는 책이다. 다만, 엄청 잘 나갈 때 학원강사를 때려치고 인터넷사이트를 통해 무료로 강의를 하는 사람이 썼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선의로 읽혀질 소지가 있을 따름.

스타강사 만들기 입소문 알바도

연봉 18억 전직 학원강사가 말하는 그들의 세계는 경악스럽다. 물론 중등교육이 허깨비가 되고 대학교-고등학교의 연결고리가 끊긴, 병적인 사회에 기생하는 존재이지만….


1994년 첫 수능이 치러지면서 학력고사식 강사는 수능시험용 강사로 세대교체 된다. 연령대도 팔팔한 30대가 많고 40대 후반이면 화면발에서 밀린다. 강사는 수강료 총액의 53~55%를 가져간다. 최고는 70%다. 인터넷 강의가 일반화하면서 스타강사 의존도 커져 1등강사와 2등강사 수입차는 현격하다. 그래서 “누가 잘한다더라” 여론조작 알바가 있다. 스타강사는 걸어다느니 기업. 실제 교육업체 경영하는 사례도 있다. 어떤 스타강사는 학원을 20곳을 직영하고 어떤 스타강사의 학원은 가맹점이 200곳이다. 아무래도 대표급은 메가스터디. 올 3월 기준 시가총액 4천억 코스닥 등록업체다.

▲ 대입시험 막바지에는 수험생들이 스스로 차분히 정리하는 게 좋다는 게 통념인데도, 학원에서는 파이널 정리다 뭐다 해서 끝까지 학생들을 놓아주지 않으려 한다. 학생들의 불안심리를 이용해 학원은 돈을 벌고 학생들의 자기학습능력은 떨어진다. 수능 100일을 앞둔 노량진 학원가. 수험생들이 인기강좌 예약접수를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다. 연합뉴스
인터넷 바람은 이곳에도 양극화를 불렀다. 인기강사 특히 강남의 스타강사가 전국을 싹쓸이하고 있다. 지방 대도시 강사들은 추풍낙엽 신세. 무료강의가 생겨나면서 심화되었다. 겉은 무료지만 속으로는 유명세를 바탕으로 한 교재장사다.

2004년 인터넷강의를 시작된 이비에스는 일종의 호구. 과외 사기업의 강사 보급처다. 뜬다 싶으면 빼가거나 제발로 나간다. 이비에스가 관료적인 조직이라 입의 혀처럼 대해주지 않는다는 것. 돈 놓고 돈 먹는 세계에서 물좋다면 무엇을 마다랴만.

세상이 거꾸로 가도 아이들은 자꾸 크는 걸 어쩌랴. 국외로 도망치지 않는 다음에야. 연봉 18억 스타강사가 말하는 ‘공부 잘하는 법’ ‘입시제도의 변화’이 솔깃하다.

공부 비법은 없다는 게 정답. 하지만 몇가지 팁은 있다. 오답노트를 만들어라. 해당문제를 다시 접했을 때 자신있게 풀어낼 수 있도록. 재정리가 가능하게 바인더로 만들어라. 단점을 고치려 하기보다 자신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게 좋다. 인터넷강의를 활용하라. 자기주도적 학습이 안되면 학원은 백날 다녀야 소용없다. 학원은 아이를 공부기계로 만들 뿐이다. 무엇보다 자신이 뭘 알고 뭘 모르는지부터 알아라. 공부 못하는 학생은 그것 자체를 모른다. 건성공부 10권보다 완벽 1권이 좋다. 내용이 완벽하게 자기 것이 될 때까지 반복학습 할 것. 문제를 많이 푼다고 능사가 아니다. 국사 세계사 국어 등은 교과서 소화가 중요하다. 수학만은 예외. 영어는 구문과 단어를 정리해서 암기하고 좋은 독해연습서를 정해 속독을 연습하라. 그리고 진짜 실수와 가짜 실수를 구별해야 한다. 학습에서 드러나는 공백과 미진함의 결과를 실수로 포장하지 말라.

문과 출신 공대생 ‘이과’ 과외받아

2008학년도에는 사상 최악의 입시제도가 온다는 게 18억 스타강사의 주장. 교육부에서는 ‘수능 약화+내신 강화’를 내걸지만 수능 비중이 생각보다 많이 줄지 않는다. 약간 감소하는 정도. 수능 부담감은 이전 입시제도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문과에서는 논술 비중이 크게 높아지는 것은 아니며 다만 출제유형이 더 다양해지는 한편 수학문제가 출제될 경우 그 난이도 및 배점이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반면 이과에서는 논술이라는 요소가 정시전형에서 신설되는 셈이어서 수험생이 느끼는 부담감은 더 커진다.

귀에 담을 것 두 가지.

논술교육 하려면 제대로 하자. 학교에서 일상적으로 읽기·쓰기 숙제 주고 교사들도 학생 글 평가능력 키워야 한다. 중간·기말고사에 서술형은 물론 논술형 시험 도입해야 한다. 그러려면 교사 자율성과 신뢰도 높아져야 하고 학급당 인원도 35명 정도로 줄여야 첨삭지도가 된다. 대학에서도 지나치게 어렵거나 교과과정과 동떨어진 논술문제는 내지 말아야 한다.

문과 수학에서 미적분이 빠지면서 벌어진 이상한 일을 교육부에서는 알고 있는지. 문제는 대학에서 경제학개론을 강의하려 해도 문과생은 미적분 몰라 헤맨다. 또 문과생의 교차지원 허용되면서 서울지역 공대 2006년 정시합격자 2/3가량이 문과생이다. 공대에서 고교 이과 과정을 가르치거나 따로 과외를 하거나.

대치동 좋아하지 말라. 빛 있으면 그늘 있는 법. 신화 속에 실패한 비극이 묻혀 있나니 그곳에는 학원도 번창하고 정신과 의원와 청소년 전문 한의원 역시 성업하고 있다. 압박감에 시달리던 학생들이 각종 정신과적 이상증세 일으키고 있는 것. 설령 성공해 좋은 대학을 나와도 캥거루족 되는 사례 많다. 캥거루족? 이것저것 찔끔찔끔 손대보면서 부모로부터 독립할 생각 없이 인생을 보내는 애늙은이를 말한다.

지은이가 아무리 사교육의 그늘과 공교육의 미래를 얘기해도, 공부 못하는 아이는 공부 못해 학원 보낼 필요없고, 공부 잘하는 아이는 공부 잘해 학원 보낼 필요없다고 생각하는 학부모의 억하심정에는 이르지 못한다. 선의가 선의로 전달되기에는 온나라가 미쳐도 너무 미쳐있다.

<2006.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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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골 때리기

기본카테고리 2006. 4. 12. 08:41
아주 어렵게 머리를 얹었는데, 골 때리게 헝클어 트리고 말았다.

처음에 121 개를 쳤었는데 129 개란다.

굿샷 모임에서 행운상이란 게 있는데, 꼴찌에서 두 번째를 하는 사람에게 준다.

꼴찌와 꼴찌에서 두 번 째의 타수 차이가 어마어마하여 종혁이가 좀 억울해 하겠지만,

좀 아슬아슬하게 상 타게 만들어 줬어야 하는데..... 미안 미안해~

그러나 나 아니면 네가 꼴찌를 먹었을텐데 내 덕인줄 알아라.

(세계는 이렇게 열등한 사람의 존재도 필요한 줄도 알아라)

자욱한 황사를 비로 씻어 낸 다음 날이어서 시야가 꽤나 길었다.

멀리의 야산 능선 윤곽이 선명하다.

벚꽃살구 꽃이 피기 시작하고 잔디가 이제 슬슬 나기 시작했는데 빗물을 머금어

찌걱찌걱 거리기도 한다.

하여튼 징하게 안 맞는다.

한 세 홀쯤 지나 몸이 풀리면 좀낫겠지...

여섯 홀쯤이면 힘이 안 들어 갈꺼야...

반쯤 돌면 연습 스윙이 나오겠지...

그러나 내 입에선 "에이~전병! 에이~젖병!" 이 연발하고

자꾸 "왜 이렇게 바보가 되었담..."

하는 생각이 가슴 속에 머물지 않고 입 바깥으로 터진다.

돈 써 가며 멍청이 되는 거 아닌가 하는 자괴감까지 치민다.

그러나 종훈이의 안타까움과 격려, 종야의 따뜻한 위로들이

어느 새에 "쥬하찌방" 인지,"씨발" 을 다 지냈다.

종야는 "이제 힘이 빠져서 칠만한데 끝났지?" 하면서 담엔 더 잘 칠 수 있을 거란다.

어제 연습도 못해 몸도 못 풀고, 한 시에 잠자리에 들어 새벽 네시에 일어나느라고 잠을 못 자서

더 못 친것 같다고 자위해 보지만 아주 못된 습관을 고치지 않는 한 계속 젖병만

찾을 것 같다.

이 놈의 머리 드는 습관, 몸 일으키는 짓꺼리,쫌새 같은 날개 짓.....

힘이 들어가서 안 맞고, 안 맞으니 힘이 빡빡 더 들어가고, 그에 따라 스윙폭 좁아지고...

온 몸이 결리는 것을 보아 정말로 힘이 엄청 들어간 게 틀림없다.

언제나 고쳐질까?

종훈이 말로는 하다 보면 어느 날 갑자기 한 단계 훌쩍 뛰어 넘는 경지를 만난다고 했는데

나에게도 그럴 때가 올까?

종야는 무지막지한 연습 밖에 방법이 없다고 이야기 하는데.....

불이 나서 새로 지은 클럽 하우스에 시원한 사우나를 하고 나니

기분이 좀 나아진다.

클럽 하우스를 새로 짓고 나서 회원권 값을 대폭 올리면서 고품격 골프장을 표방한다고

하지만 오히려 부킹만 더 어렵게 되었다고 종훈이가 캐디에게 투덜거린다.

고품격을 지향하려면 그린 위의 물부터 웬만큼 제거하는 성의가 필요한데

돈만 벌려고 한다고 칼 날을 세운다.

맞다. 니 말이 맞다.

그린피- 18 만원 정도

캐디피- 3 만원

등심 파티- 3 만원

고속도로 통행료- 6 천원 정도

그럼 토탈이 25 만원 정도......

내가 술 값이 별로 안 드는 사람이니 그렇게 부담되는 금액은 아니다.

동무들 만나서 웃고 떠들고 즐기는 값이면 그냥 준수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2006.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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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식목일

기본카테고리 2006. 4. 5. 10:50

숙명가야금연주단 - 1악장 Allegro(비발디의 사계 봄)

이 봄,

눈이 와서 강원도 산불 손 보더니

이틀 간 비가 와서 온 땅의 논을 채우고

밭을 적셨다.

우리 집 앵두 나무엔 꽃 망울이 달리고

윗 집의 앵두 나무에 새 꽃이 많이 달리고

공작 단풍의 잎 눈들이 나무를 덮었다.

우리 집 인동에 새 잎들이 돋고

모란 잎들이 많이 펴졌다.

어제 밤엔 경석이가

빌라 공사 뒤 공터에서 흙 뜨다가

우연히 캐 온 더덕을 심었는데

오늘 아침엔

아내가 사 온 꽃들을 화분에 심어

식목일 행사를 치뤘다.

설난이란 꽃이 참 청초해 보인다.

올해엔

이제 자리 잡아 가는 마당 잔디를 좀 더 번성 시킬 생각이다.

단독주택은

집이라는 생각을 더 깊게 들게 한다.

여유를 갖게 한다.

<20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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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라이트식 분배[펌]

그리고 뭔가... 2006. 4. 4. 09:04
“뉴라이트식 분배, ‘부자가 베풀때까지 기다려라’”
올드라이트를 극복하려면 시장만능신화를 버려라
입력 :2006-04-02 11:50뉴스앤조이 구교형 기자
1. 뉴라이트 운동의 출범 배경과 그 의미

작년 출범 때부터 주목을 받았던 뉴라이트 운동은 올해 지자체선거와 내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정개개편의 한축으로 등장할 수도 있어 더더욱 세인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뉴라이트 운동은 이에 참여하는 모든 인사들에게서 확인되듯이 ‘대한민국의 표류와 위기’ 의식으로부터 시작된 운동이다.

그 위기의식이 무엇을 의미하든 나는 지금이 대한민국과 한민족이 나아가는 길에 분명 중요한 전환점이 진행되고 있는 시기이므로 그렇게 느끼는 것은 자연스럽고, 필요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특별히 대한민국 60여 년의 역사를 살아온 대다수의 기성세대들에게는 지금의 시기들이 매우 생소하고 혼란한 느낌일 것이라는데 충분히 공감한다(이 조차도 부정한다면 그건 인간이 역사적 존재라는 것을 부인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기존의 좌우 구도로는 담을 수 없는 뭔가 변화된 자신들의 느낌을 담을 수 있는 새로운 매개체를 원했고, 그것이 뉴라이트 운동과 기독교사회책임 등으로 표출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사회의 화두를 제시하는 데 있어서 언제나 늦을 수밖에 없었던 우리 사회의 보수우익들이 앞장서서 문제 제기를 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뉴라이트에 대한 단순한 호불호의 감정이나 찬반의 의견을 넘어 새롭게 전개되는 이 시대에 우리는 정말 무엇을 생각하고, 준비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모든 사회공동체 간의 열리고 활발한 토의와 논쟁이 있어서 더 좋은 조국의 상을 만들어가는 계기로 삼았으면 좋겠다.

그러나 이 글은 내가 생각하는 적극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글은 아니다. 그것은 우선 내가 그런 거대한 청사진을 제시할 만한 실력이 없기 때문이다. 다만 나는 뉴라이트 운동을 설명하는 대표적인 글들을 통해 우선 뉴라이트가 정말 건강한 보수우익 운동이 되기 바라는 마음으로 비판하며, 간접적으로 내 생각을 드러내려고 할 것이다.

(참고로 이 글에서 주된 평가근거로 삼은 자료는 뉴라이트 전국연합 홈페이지 메인화면에 걸린 ‘왜 뉴라이트인가?’와 ‘뉴라이트 운동과 국가발전’(김진홍 상임의장)이라는 글이다.)

2. 왜 경제적 위기인가?

결론부터 말한다면 나는 뉴라이트 운동이 태동하게 된 배경자체는 어느 정도 이해하는 입장이면서도 막상 그들의 견해나 행동을 보면 결국은 그들이 구별하려고 했던 올드라이트 운동과의 차별성을 거의 느끼지 못한다. 그것은 뉴라이트 운동이 진단하는 기본적인 위기의식을 보면 가장 분명히 알 수 있다. 무엇보다 이들의 의식을 위기로 가득채운 것은 이른바 ‘경제몰락’이다.

“그런데 2~3년 전부터 나라의 장래에 대하여 깊은 의문을 품게 되었다. 이런 상태로는 선진국으로 가기는커녕 지금의 중진국의 자리를 지켜나가기도 어려워질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었다. 특히 국민소득이 1만 불의 자리에 오른 뒤에 더 높은 단계로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무려 12년 세월을 1만 불 수준에 매여 있는 모습을 보고 그 우려는 더 깊어지게 되었다. 다른 나라들의 경우를 보면 국민소득이 1만 불에서 2만 불로 성장하는데 평균 8년이 걸렸다. 그런데 우리는 무려 12년간이나 제자리를 맴돌고 있는 현실이기에 이런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뉴라이트 운동과 국가발전)

“대한민국은 지금 총체적 위기다. 30여 년 동안 연평균 9%대를 넘나들던 성장률은 이제 3~4%대의 반 토막으로 추락했고, 그동안 우리 경제를 떠받쳐왔던 성장의 엔진은 꺼져가고 있다. 대학을 나와도 취직이 안 되고, 나이 마흔만 넘으면 언제 직장에서 밀려 날지 몰라 걱정이다. 그런데도 세금부담은 꾸준히 늘어 국민의 삶은 지금 그 어느 때보다 고단하다. 기업들은 기업들대로 투자 의욕을 잃고, 생존을 위해 대한민국을 등지고 있다.”(왜 뉴라이트인가?)


너무나도 많이 들어왔던 GNP식 성장주의 사고방식이다. 그러나 이러한 단순한 GNP식 사고방식의 가장 큰 문제점은 평가기준의 단순성과 평가방식의 비가치성일 것이다. 단지 국민소득의 많고 적음만으로 국가의 수준과 질을 평가하고, 그것만으로 국가적 자존심과 열등감의 근거가 된다.

또 GNP에 측정되는 수치는 비인간적 객관성이기 때문에 분쟁으로 인한 파괴 복구비용이나 환경오염으로 인한 피해가 많아도 그것은 GNP상으로는 성장으로 기록된다. 문제가 많을수록 그걸 해소하는데도 더 많은 돈이 투입되는데, 그게 어떠한 결과를 가져오든 GNP상으로는 분명 성장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그러나 GNP가 국민 삶의 질을 측정하는 주요수치로 활용될 수는 있겠으나 전자가 곧 후자라는 단선적 사고방식이 있기에 우리는 진정한 위기를 본질을 깨닫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문제는 이러한 위기를 모두 현 정부의 이른바 좌파 정책 때문이라고 단순화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나는 현 정부를 변명하고 싶은 마음이 별로 없다. 다만 좌파 정책도 아닌 것을 좌파라고 함으로써 다시 옛날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할 근거를 찾으려는 마음을 지적하고 싶은 것이다.

그게 옳든 그르든 노무현 정부의 정책은 좌파는커녕 전형적인 시장자유주의에서 거의 벗어나지 않고 있다. 뉴라이트는 현 정부의 정책이 “반시장, 반기업, 부에 대한 혐오와 결과적 평등 등 시대착오적인 좌파 가캇(왜 뉴라이트인가?)라고 말하는데 도대체 무엇이 반시장, 반기업, 부에 대한 혐오 정책인가?

작년 정부는 일정기준을 넘는 세대별 부동산 소득을 합산 중과세하고, 부동산이란 어차피 사용에 의미가 있는 것이니 거래세는 낮추고 보유세를 강화하는 것을 뼈대로 하는 부동산정책을 발표했는데, 그 후 지금까지 반시장, 반자본주의 정책의 전형으로 공격당했다. 정당한 세금정책이라는 게 어차피 더 많은 소득이 있는 곳에 더 많은 세금이 있다는 원칙을 염두에 둔다면 금융이자소득이든 부동산소득이든 당연히 그에 걸맞은 납세의 규칙을 만드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닌가?

무엇보다 토지는 모든 사람의 생존에 있어 특별한 의미를 갖는 것이기에 도입된 토지공개념을 반자본주의 또는 반시장정책으로 호도하기도 하나, 잘 알려져 있듯이 토지는 그런 공공적 성격으로 인하여 헌법 제123조에서도 ‘국가는 토지소유권에 대해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 제한과 의무를 과할 수 있다’고 규정하며 민법 제2조도 ‘개인의 소유권리라도 권리는 남용하지 못한다’고 규정함으로써 성격을 불문하고 무차별적 소유권 주장이 진정한 자유민주주의가 아님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명백히 더 많은 소득을 올리면서도 그동안 상대적으로 다른 지역에 비해 낮은 세율을 적용받아오던 것을 바로 잡으려는 정부조처를 부정하고 양도세를 더 내지 말라고 선동하는 강남구와 일부 강남주민들이야말로 반시장주의요, 전형적인 집단이기주의이다. 그런데도 심지어 자본주의에 살고 있는 이상 가진 돈을 가지고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은 정상적인 일이고, 그렇기에 오르는 값을 문제 삼아 중과세하면 안 된다고 과감하게 말하는 분들이 소위 자유민주주의를 신봉한다는 분들의 입에서 전해지고 있다.

마음만 먹으면 못할 것이 없는 재벌과 대기업들의 횡포를 다소나마 제한하고자 마련한 반독과점법 등의 초치가 언제나 반기업적 규제라고 매도당해왔다. 정상적인 세율로는 상상할 수도 없을 만큼 엄청난 시세차익으로 부의 상속을 이룬 삼성 이재용 편법 상속에 대해 바로 잡으라면 그게 부에 대한 혐오라고 말한다. 그 여파로 만들어진 금융산업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을 ‘삼성 죽이기’라고 말하기도 한다.

3. 뉴라이트의 경제적 대안은 올드라이트와 크게 다른 것이 없다

아무튼 그러한 현 정권의 반시장, 반기업적 좌파정책(?)에 대한 대안으로 뉴라이트 운동은 시장에 대한 무한한 신뢰를 바탕으로 한 국내외의 무차별적 자유주의 정책과 작은 정부론을 말한다. 그런데 이들이 말하는 대안이 새로울 것이 있나? 수없이 많은 논란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음에도 이들을 한사코 영국의 대처리즘, 미국의 레이거노믹스야말로 더 이상의 논란이 없는 검증된 유일한 대안인 것처럼 선전하고 있다(‘뉴라이트 정책연대’라는 사이트를 보라).

특히 미국은 레이거노믹스 정책의 오랜 누적으로 고질화된 쌍둥이 적자 때문에 경제에 큰 구멍이 났는데도 국제기축 통화를 지니고 있다는 장점으로 인해 다른 나라의 투자로 연명하고 있고, 유독 강한 군사력으로 인한 패권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만으로 모든 것을 정당화하는 나라인데도 그걸 역사의 모델인 것처럼 말하고 있다. 낡은 레코드판 같은 소리다.

‘왜 뉴라이트인가?’에서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작지만 효율적인 정부, 역동적인 시장’의 원칙을 추구한다. 우리는 국민 개개인의 선택의 자유와 자유 경쟁이 만들어내는 높은 효율성과 역동성을 신뢰한다. 우리는 결과의 평등이 아닌 기회의 평등이 훨씬 정의로울 뿐만 아니라 사회를 진보시키고, 성장을 지속할 때만 진정한 분배도 실현할 수 있다고 믿는다.

우리는 사유재산권과 기업 활동의 자유를 제한하는 각종 제도 및 규제가 과감히 혁파되어야 우리 경제의 활력이 되살아날 것이라고 믿는다. 노사관계에 있어 노사 자율주의를 지지하고, 법과 원칙이 엄정하게 지켜지는 노동정책을 옹호한다. 우리는 세계적인 경제통합 가속화에 한국의 성장기회가 있다고 믿으며 따라서 지속적인 시장개방을 통한 경쟁력 향상과 구조조정을 적극 지지한다.”


얼핏 읽으면 너무나 당연해서 흠잡을 데가 없을 명문이지만, 이것을 정책방향성이라고 하면 정책은 단순하고 그럴듯한 논리의 나열이 아니라 역사적 과정을 담고 있어야 한다는 면에서는 공염불에 가깝다. ‘작지만 효율적인 정부, 역동적인 시장’을 누가 마다하겠는가? 그러나 ‘작지만 효율적인 정부’는 하루아침에 되는 일이 아니다.

그럼 대한민국 정부는 왜 ‘크면서도 비효율적인 정부’가 되었나? 바로 권위주의 정부 시절 초고속 압축 성장을 인위적으로 주도하기 위해 재벌들에게 비상식적인 특혜를 베풀었고, 그 50여년의 역사를 거쳐 오면서 정부는 원하면 무엇이든 못할 것이 없는 정부가 되었고, 기업도 낼 것 내고 받을 것 받는 합리적인 성장이 아니라 특혜와 독과점을 통해 성장하는 습관에 길들여져 왔기 때문이다.

그렇게 비대해진 슈퍼자본을 앞에 두고 정보기관, 검찰, 군으로부터도 권력을 거의 내려놓고 있는 정부가 감시자 역할조차 포기한다면 그 작은 정부는 도대체 누구를 위한 것인가? 우리는 단순히 경제영역뿐 아니라 정치와 심지어 학문의 영역에 이르기까지 무한한 힘을 과시하는 삼성의 슈퍼파워를 최근 계속 경험하고 있다. 이미 비대해져 버린 자본을 앞에 두고 갑자기 작은 정부만을 외치는 것은 형식적 시장주의 앞에 국민을 무장해제 시켜 번제로 올려놓는 것과 다름없다.

사실 시장경제는 놀라운 면이 많다. 그리고 ‘시장 스스로가 해결하도록 하라’는 말이 맞을 수도 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의 시장은 지난 50여 년 동안 이미 인위적으로 뒤틀려진 시장이다. 이미 뒤틀려진 시장을 순진하게 바라만 보고 있으면 강자 독식의 구조는 영원히 고쳐지지 않을 것이다.

세계화된 신자유주의에 대한 신화는 더욱 그렇다

이들은 현실사회주의가 무력화되었다고 해서 서둘러 역사의 종언을 선포하고, 한사코 자본주의와 시장경제가 마치 역사로 증명된 가장 합리적이고, 가장 보편적인 모델인 것처럼 선전하고 있다. 그러나 세계화된 신자유주의는 자본만능주의와 시장만능주의의 세계화된 종교다. 국제적 시장개방의 최종적인 혜택이 결국 누구에게 돌아가는가에 대한 참혹한 증언들은 수없이 나타나고 있는데도 이들은, “대세는 어쩔 수 없다. 그럴수록 빨리 개방하자”고 말한다.

내 말은 무조건 묶어놓고, 무조건 보호하자는 말이 아니다. 나는 시장의 합리성을 인정한다. 그러나 시장은 자애롭고 전능한 하나님이 아니며, 이데올로기나 종교가 되어서도 안 된다. 시장이 합리적이라면 시장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눈도 합리적이어야 한다. 최소한 100kg의 핵주먹 타이슨이 아무리 날쌔도 50kg 밖에 안 되는 장정구와 싸울 때는 특별한 제한규정이 있어야 진짜 공정한 것이다. 단지 죽지만 않고 맞을 만큼의 보호장치는 공정한 안전장치가 아니다.

그래도 양식 있고, 그래도 배웠다는 사람들이라면 최소한 그걸 공정한 게임, 모두가 다 잘사는 상생이라고 말해서는 안 된다. 우리가 추구하는 아름다운 세상은 이유야 어쨌든 강자만이 살아남는 무시무시한 체제로 남겨놓고 체제에서 탈락된 사람들에게 겨우 입에 풀칠이나 하고 살 수 있는 구호품들을 던져주는 강자의 선의를 기대하는 그런 세상이 아니다. 창의력과 마음 놓고 기업 할 자유가 중요한 만큼 불가피하게 경쟁해야할 사람들에게 제시되는 기본규정도 최대한 공정해야 한다.

경제에 대한 학설도 많고 대가들도 많고 분석들도 다양하다. 그러나 복잡한 이론들을 다 몰라도 경제학이라는 게 결국 사람을 위해 존재하는 학문이라면 우리가 알아야할 분명한 세 가지 상식이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 모든 사람에게 다 이득인 재화분배는 없다. 어차피 재화(서비스도 마찬가지)는 한정된 것이므로 한 사람에게 지나치게 많이 분배되었다면 다른 사람에게는 그만큼의 양이 더 빠져나갔다는 것을 뜻하지 모두에게 동시에 이득이 돌아가는 재화분배는 없다는 말이다. 로또 복권이 선전하듯이 모두가 웃는 그 날은 결코 오지 않는다.

둘째, 같은 재화라도 모든 사람에게 꼭 같은 의미(값어치)를 갖지는 않는다. 똑같은 물 한 양동이라도 서부 아프리카 아이들은 매일 몇 시간을 걸어서 길어와 식수로 쓰고 있는 반면, 어느 집에서는 비데라는 편리한 용변용 뒷물로 써버리는데, 같은 양의 물이라고 그 값어치를 같다고 할 수 있겠는가?

셋째, 그리고 이 같은 재화(서비스)들을 누구에게, 어떻게 분배해야 더 공정하고 합리적인가를 결정하는 것은 많은 시장주의자들이 선전하듯이 전능하신 시장(市場)께서 객관적 수치로 보여주실 것이 아니라, 다양한 의견과 입장을 가진 사람들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며 도출해야할 사회적 약속이어야 한다.

시장주의자들이 오해하듯이 제정신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도 획일주의 또는 결과의 평등을 추구하지 않는다. 그렇다. 진보의 이념을 신봉하는 사람들도 더 이상 분배만 탓해서는 안 된다. 자신이 최선을 다하지도 않고 요행만 바라면서도 평등분배, 복지만을 말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정당한 좌파의 요구는 일한 만큼의 수고의 열매를 달라는 것이다.

타고난 미모에 끼를 갖추고 많은 사람들을 즐겁게 해준다는 이유만으로 천문학적 수입을 벌어들이는 고작 28세의 이효리와, 하루 10시간이 넘게 열심히 일하고서도 타고난 재주가 없어 고작 월 100만 원을 조금 넘게 버는 50대 노동자가 보이지 않지만 공정하고 전능하신 시장의 조화로 볼 수는 없다는 것이다.

난 부유한 사람들이 다 도둑놈이요, 불한당들이라고 매도하려는 게 결코 아니다. 특히 기업인들이 얼마나 성실하고,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인지 새삼 놀란 적이 많다. 그러나 그들도 노동자들의 애환을 그다지 잘 이해하려고 노력하려는 것 같지는 않았다. 죽도록 일해 봐야 전세값 따라잡기도 힘들 정도의 현실을 살면 노동자들은 더 열심히 일하려고 하기보다는, 로또 대박 같은 것이나 터져 팔자 고칠 생각에 빠지게 된다.

물론 뉴라이트도 그러한 허점을 전혀 모르는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자유주의가 개인의 정치 경제적 자유라는 가치만을 강조할 경우, 각종 경제적 격차와 차별, 사회적 갈등과 대립, 공동체적 연대의 균열, 개인의 파편화 등의 문제를 피할 수 없다. 이러한 문제들이 계속 쌓이면 공동체는 피폐해 지고, 결국에는 자유주의 자체의 지속도 불가능하게 된다. 이처럼 개인주의적 자유주의의 강조가 야기하는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공동체적 연대와 사랑 그리고 배려와 나눔을 중시하는 공동체주의적 보완과 접목이 요구된다.”(왜 뉴라이트인가?)

“넷째로 뉴 라이트 운동은 자본주의 경제 질서 속에서 탈락하여 어려움에 처하게 된 상처 받은 이웃들을 품어 주고 안아 주며 더불어 살아가자는 복지 운동이요, 공동체 운동이다. 그래서 나누며, 섬기며, 바르게 살아가자는 윤리 실천 운동이다.”(뉴라이트 운동과 국가발전)


이 역시 얼핏 들으면 아주 합리적이고 균형 잡힌 대책처럼 들리나 사실은 공연히 헛배만 부른 소리다. 뉴라이트는 한국경제가 성장하기 위해서 사회적 약자들에게는 자유경쟁, 비교우위에 입각한 국제적 시장개방, 시장에 대한 무한한 신뢰,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위한 규제철폐, 노동시장 유연성, 게다가 조정자 역할을 해야 할 정부의 역할마저 최대한 축소하라는 등의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정책을 만들어 받아들여야 한다면서도, 그런 체제로 승리를 독식할만한 사람들에게는 기껏 ‘연대와 사랑, 배려와 나눔’이라는 도덕적 훈계를 할 뿐이다.

약자에게는 법적 규제로, 강자에게는 훈계로? 그래서 뉴라이트는 기존의 좌와 우를 극복하는 듯한 말을 많이 하면서도 사실은 기존 올드라이트의 주장에서 한 발자국도 더 나가지 못했다. 이런 저런 군소리 말고 모두가 주어진 역할만 충실하기만 하면 모두가 살기 좋은 세상이 오고, 혹시 분배의 문제가 생겨도 부유한 분들이 너그러운 마음으로 더 나눠줄 것이니 걱정할 것 없다는 걸 뉴라이트의 주장이라고 한다면 그건 올드라이트와 너무 같지 않은가? 더 많은 성장→더 많은 투자→더 많은 일자리?

그러나 어디 우리 기업들이 성장을 투자와 일자리 창출로 보답하는가? 상당수 기업들이 사주와 주주의 이익배당에만 충실한 모습으로 성장의 몫을 나누지 않는다. 이에 대한 뉴라이트의 책임 있는 대책이 있어야 한다. 뉴라이트의 충실한 분발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