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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04.28 자리 3
- 2005.04.28 단독 주택 2
- 2005.04.27 말- 개 입에서 상아가 나랴? 2
- 2005.04.27 자리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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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 3
감 나무의 순들이 많아 진다.
사람 눈에 감 나무 순이 보일 때에는 일시에 순이 다 난 것으로 착각 한다.
그러나 하루가 다르게 감 나무를 싸는 연두 빛 안개가 짙어 감을 보고는
감 나무 순의 자리가 더 많았음을 깨닫는다.
자세히 보면 많은 순이 돋아서 감나무를 파아랗게 만들었지만,
어떤 가지는 아직까지도 마른 채로 있어 한 감나무에 서로 다른 가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하루 이틀 지나면 그 마른 가지도 연두 순을 내고 있다.
역시 이르나 늦으나 순이 나는 자리는 예약 되어 있었던 거다.
달이 한 두달 더 지나서 순이 나지 않는 놈들은 아마 죽은 가지 일게다.
예약된 자리를 못 채운 셈이다.
이것도 아마 몸통을 살리기 위한 자기 죽이기 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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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주택
우리 집 마당에서 자라는 나무와 꽃들 이름이나 읊어 보자.
양 잔디 감나무 모란 능소화 인동 장미 철쭉 진달래 라일락 앵두 수선화 제비꽃 국화 수국
영산홍 목백일홍 주목 조팝 매발톱 꽃 위령선 회양목 물봉숭아 원추리 맥문동 옥잠화 찔레...
화분의 꽃 들과 이름 잊은 꽃 몇 종류...
음....스물 여섯 종이 넘는 식물......
집 앞에 있던 이름만의 연대 임업 시험림이 2동 짜리 7층 고급 빌라로 바뀌고 있다.
세대 당 평균 평 수가 130 평 이상의 호화 빌라... 큰 놈은 165 평형 이란다.
난 아내에게 내 집을 저 것과도 바꾸지 않는다고 큰 소리 친다.
울 집은 5-6 억 이나 제대로 나갈까 끓탕 하는 30 년 된 단독,
저 건 거의 20 억 나갈 듯한 호화 빌라......
두어 사람 사는 데 어찌 저렇게 큰 공간이 필요 할까....
라는 씰데 없는생각이 자꾸 든다.
거실에서 인도어 골프장 만들어 놓고 쿵쾅 거릴 계획이나 인라인 탈 것도 아닐 텐데.....
이 나라, 이 산, 이 강, 이 공원, 아파트 단지 내 녹지 들...
이것들이 다 내 꺼로생각하는 열린 사고가 바람직 하고,
아직 "내 집" "내 마당" 이라는 애착을 버리지 못하는 소시민이라해도
난 "내 집" 이라는 거, "내 마당" 이라는 게 너무 좋다.
그래서 난 전원 주택을 좋아할 필요가 없다
화사한봄,
집 마당에 찾아 와 무르익고 있는 봄을 만끽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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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개 입에서 상아가 나랴?
누가 말을 하기로 되어 있다면 들어 보지 않아도 뻔하다.
또 누군가 말을 하면 늘 짜증이 먼저 난다.
욕설 비꼼 저주 분열 책임회피와 전가무시 전쟁 분노 파괴 퇴보 절망 죽음 독점 독선등의
의미가 늘 공통화 되어 있기 때문이다.
전여옥이나 영남 꼴통 정치인들...김덕룡 심재철 등의 이야기는 끝까지 들어도 뻔하다.
꼴통도바꿔 가면서대를 이어 가나 보다.
그 사람이 된 사람인가 아닌가는 그 사람의 말을 들어 보면 대개 알 수 있다.
칭찬 격려 축복 화해 반성 평화 기쁨 건설 진보 희망 삶 나눔 공동선을 긍정적으로
볼 수 있게 만드는 사람은언제나 편안하다.
그래서 특정 그룹 특정인을 새삼스럽게 떠 올리지 않아도
그 사람의 가치를 판단하게 한다.
결론적으로 "희망"을 주는 사람,
시비를 가린다는 미명하에서 "답답함"을 안겨 주는 사람.....
가치는 뻔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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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 2(♬)
<헨델- 오르간 협주곡 뻐꾸기 와 나이팅게일-allegro>
겨울의 세상에는 보이지 않는 것이 많다.
논 들 산 해변 공중이 텅 빈다.
그래서 사람들은 겨울에 대해 쓸쓸함 삭막함 외로움 같은 것이 느껴지나 보다.
그러나 겨울이 저물어 가고 봄이 오는 세계를 보라.
때 되면 어김없이 저의 존재를 나타내는 것을 보라.
우리 집에선 모란 순이 제일 먼저 난다.
원추리 난초류의 싹들이 뾰족뾰족 돋는다.
올해엔 앵두 꽃이 좀 일찍 폈다.
라일락 장미 순이 나서 조금 자라고 라일락에 꽃 몽우리 달리면
철쭉에 꽃 몽울이 맺히며 이른 놈은 수줍게 피기 시작한다.
인동 덩굴의 순이 먼저 나면 그 다음은 능소화 순이다.
그러면 감나무에 순이 돋기 시작한다.
그리고 제일 나중에 순을 내는 것이 목백일홍이라는 배롱나무다.
목백일홍에 새 순 나기 시작하면 4월의 중순이 넘어 초여름 기운이 돈다.
올해엔 조팝이 유난히 좋다.
뭉쳐 있어 흩어지지 않는 하얀 안개가참 좋다.
난지시민공원의 조팝은 낮 뿐만 아니라 밤에도 빛난다.
그래서 정광산에서 조팝 몇 가지를 캐서 한 귀퉁이에 심었는데
내년엔 우리 마당에도 하얀 안개를 볼 수 있으리라 바래 본다.
애초에 이미 예약 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 자리가!
그냥 텅 빈 자리로 보였던,
아니 아무 생각이 머물지 않았던 그 자리들의
주인들이 자기 존재를 웅변하는 듯 하다.
시간
공간이 얽혀서 존재를 만들어 낸다.
그리고 마음을 낳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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